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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연구 제126집 173 함대는 물을 얻지 못하고 항로를 돌려 다시 거제도 북단의 영등포로 이동했는데, 이곳에도 매복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왜군은 조선수군을 공격하기 위해 가덕 도와 거제도 및 남해의 연안 일대에 그들의 육군을 배치하여 수륙 합동작전을 펼 쳤던 것이다. 이튿날인 7월 15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면서 바다 상태가 악화되었고, 이 때 문에 양쪽은 모두 상황을 관망할 수밖에 없었다. 원균 함대는 이날 오후에 풍랑 을 무릅쓰고 영등포에서 칠천량으로 이동하였다. 칠천량은 임란 초기부터 우리 함대가 자주 정박하던 곳으로 바람과 파도를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때 왜군 은 이러한 조선함대의 이동 상황만 파악하고 있다가 야간에 출동하여 칠천량 주 변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도도 다카토라와 와키사카 야스하루가 거느린 왜군은 조선 함대를 습격하기 위해 수백 척을 동원하여 포위를 마친 후, 16일 새벽 4시 경 공격을 시작했다. 연 이틀 동안 계속된 이동과 식수 부족 때문에 피로와 기갈 에 지친 조선수군은 전투의 기본 원칙인 경계마저 제대로 하지 않아 왜군의 접근 과 포위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습격을 당한 것이었다. 습격을 받은 원균함대는 서둘러 대항해 보려 하지만 이미 대세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기울었고, 진해 만과 한산도방향으로 도주하며 일부는 도중에서 패하고, 원균은 춘원포에서 전사 하면서 칠천량 해전은 종료되었다. <그림 2> 칠천량 해전 상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