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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전쟁사Ⅰ 손자병법의 詭道로 본 칠천량 해전 연구 170 군사연구 제126집 전투 기회를 주지 않고 식량의 현지 조달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적을 피로케 한 후 정예군으로 적의 허점을 공격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술 중 한 가지이다. 청 야전술을 운용하기 위한 침략 예상지역을 완전히 비우는 것과 산성준비 등의 모 든 조치를 취했다. 또한 해로차단 전술을 실행하기 위해 수군의 병력 충원, 거제 도 점령 및 수비, 그리고 인사 조처 등 몇 가지 방안이 논의 되었다. 먼저 병력충 원은 이순신 때부터 관할지역내에서 강압적인 방법8)을 동원하면서까지 징발하였 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력 부족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조정의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거점상의 중요한 해상요충지로 판단한 거제도 점령문제 또한 아주 중요했다. 조선 수군이 왜군을 남해 앞 바다에서 맞아 격퇴하기 위해서 해로상의 요충지인 거제도를 반드시 장악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누가 거제도를 점령하여 지킬 것 인가를 마지막 과제로 남기고 종결을 짓지 못했다. 결국, 강화교섭기 동안 조선은 첩자를 이용한 왜군의 재침략기도와 방향은 알 아내는 노력은 하였으나 그 첩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은 수립하거나 대비하지 는 못했다. 원균이 통제사로 부임하면서 이순신이 중점적으로 노력해온 병력 확 보, 군량 확보, 화약과 화포, 전선 등 전력 증강, 혹독한 군사훈련 등은 중단되게 되며, 설상가상으로 왜군의 기만술책으로 앞으로 다가올 정유재란에 대해서 조선 은 대비가 되질 않았다. 이에 반해서 왜군은 조선수군의 ‘중심’인 이순신을 정치 적 기만형태로 모함하여 제거하는데 성공하였고, 임진년 패전을 거울삼아 야간 기습전술, 작은 배로 우선 포위한 뒤에 근접하여 격파하는 전술, 원거리 전쟁지속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형 전선(戰船) 건조, 시간적․공간적 기습의 재침략 시기 결정 등 전략과 전술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었으며, 최소한의 ‘계산된 모 험’9)으로 조선의 남해안에서 결전의 준비가 완료되었다. 주 8) 이민웅,『임진왜란 해전사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02, p.96 인용. 당시 조정은 친족이나 이웃에게 대신 징발하는 것을 일체 금지했지만, 이순신은 병력 확보를 위해서 장계를 올려 철회요청을 하였음. 당시 친족에게 대신 징발하는 것을 금지했다면 城을 지키거나 군사를 부릴 격군을 얻을 길이 전혀 없었다. 9) 육군본부,『야전교범 0-1, 전술』(계룡 : 인쇄창. 2005), p.5-5. 롬멜은 ‘계산된 모험’ 이란 성공여부에 대한 완전한 확신은 없으나, 실패했을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이 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전투력을 보유하는 것이며, 반면 ‘군사적 도박’이란 부대를 완전한 승리, 아니면 완전한 패배의 이판사판식 승부수를 던지는 무모한 모험이라고 하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