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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석릉 안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전(傳)구형왕릉 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어느 쪽이든 간에, 이 구조물은 마치 고대의 제 단 같은 신비한 느낌을 주므로 누구든 직접 가서 보고 알아서 상상할 일이다. 계절과 날짜를 잘 선택하면 이채로운 구경도 할 수 있으니 말 이다. 지금도 해마다 4월에는 춘향대제, 10월에는 추향대제가 열려 많은 종친과 1천여 명에 가까운 후손들이 전국각지에서 참석해 양왕(구형 왕)의 음덕을 기리는데, 행사의 전 과정은 자못 엄숙하지만 그 진행과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왕산 아래 장관을 이룬다. 또 이는 구경하러 온 사람들에겐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는 것이다. 덕양전 홍례문 앞에 서면, 평화로운 논과 화계리 주상마을이 역사를 뒤로하고 평화롭게 누워 있다. 곡식이 익어 바람에 황금물결을 이루다 가 거둬지고, 들판에 하얗게 눈이 쌓였다가 다시 초록으로 들판이 살아 나는 계절이 수없이 반복되는 동안에, 역사는 켜로 쌓인 전설이 되어 마을 앞 엄천강을 따라 소리없이 흐른다. 다시 차를 몰아 아스팔트에 오르면, 시간은 어느 새 저만치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9. 공중에서 바라본 덕양전 전경 10. 구형왕릉으로 가는 입구 11. 덕양전 안뜰 전경 12. 양왕의 전설을 품은 덕양전의 조용한 모습 12 101 경남은행 10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