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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⑧ 99 잤다. 아이와 이장녕이 난산 (蘭山)의 여러 곳을 둘러 보았는데, 그들 또한 곳곳 이 살만한 곳이지만 대체 로 집을 짓기 어려운 것은 이곳이나 저곳이나 다름 이 없다. 들으니 곽종욱의 집에서 어제 밤에 소와 나 귀를 잃어버렸는데, 사방 으로 찾아보았으나 아직 단서를 잡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 인심이 매우 놀랍고 탄식할 만하다. 5일 맑음. 황신걸과 의영이 와서 자고, 황익영과 함께 항도천 (恒道川, 현재 횡도천)으로 갔다. 7일 맑음. 오늘은 바로 학내(學乃=김소락. 백하 감대락의 동 생)의 생일이다. 형제 넷 중에서 남은 사람은 둘인데, 서로 땅 끝에 떨어져 있어 형체와 그림자가 서로 미 치지 못하는데, 그가 무슨 맘으로 홀로 잔치 상을 받 겠는가? 언덕에 올라가 구름을 바라보는 것은 같은 심정이리라, 부모 여읜 슬픔과 형제가 떨어져 사는 서글픔이 더욱 간절함을 이기기 어려워 마침내 그 느 낌을 적는다. (한시 한 수가 있다.) 8일 맑음. 강신걸이 와서 보고 갔다. 9일 맑음. 둘째 아이가 분가하려고 유(劉)씨 성을 가진 사람 에게 집을 세내어 선급금 3원을 주었다. 다만 아궁이 를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고 석달을 끌며 이런 저런 탈을 잡더니 마침내 입주를 허락하지 않는다. 요컨대 속여서 재물만 취하고 자신만 이득을 보자는 계략일 뿐이다. 대개 청나라 사람의 인심이 좋은 이는 좋을 것이나, 허황한 속임수로 사기를 치는 것은 우리나라 의 야박한 습속보다 더 심한 데가 있으니, 한탄스럽 고 분통한 일이다. 김대락 일가의 만주 망명길(영남일보 제공) 김대락의 집에 자주 왕래한 이문 형(일명 이광민, 국가보훈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