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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2025년 2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에 가아(家兒 - 아들 김형식)가 합니하에서 돌아왔는 데, 집은 야토[野土]가 있다고 해서 250원으로 결정 했다 한다. 막 마차를 내어 출발하려 했으나, 수레가 여의치 않은데다가 날씨까지 갑자기 추워져서 어린 아이를 데리고 길을 나설 수 없었다. 4일 맑음. 아들 형식이 수레를 세내려고 여러 대를 알아보았 으나, 마차 세가 시세를 타고 곱절이나 올랐다. 이곳 사람들의 심보가 지극히 통탄스럽다. 차일피일하며 날만 보내니, 손자는 생각건대 합니하에 남아서 날마 다 수레가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객지에서 사람을 기다리자니 어찌 걱정스럽고 답답하지 않겠는가? 일 마다 서로 어긋나니 한탄스럽다. 5일 맑음. 덮개 있는 수레 3대를 내었는데, 매 마차당 7원 7 각씩 세를 매겼다. 내일 합니하 노주(蘆洲)의 새 집으 로 떠날 것이다. 6일 추움. 밤에 또 눈보라가 크게 일었다. 이 때문에 마부가 사고가 나서 출발할 수 없었다. 7일 기온이 따뜻하여 늦은 봄 같다, 이른 아침에 길을 가는데 진흙길에 수레를 움직이기가 마른 땅만 같지 못하지만, 어린 손자를 거느리고 가 는데 하늘의 도움이 있는 듯하니 다행스럽다. 저녁 무 렵에 간신히 영춘원(永春院)에서 40리 떨어진 곳에 이 르러 어렵사리 수레를 풀었다. 날씨를 보니 앞으로 나 아갈만 하나 앞에 기숙할 객점이 없고, 큰 고개가 앞 에 있어서 다시 위험을 무릎쓰고 경계를 범할 수가 없 기 때문에 본토 객점에 말을 맡기고 집 식구들은 이종 기의 집에 투숙하였다. 비록 값을 치렀으나, 밥과 국 과 반찬의 맛이 일일이 입에 맞았다. 하룻밤을 머무르 는데도 고향에 있는 듯하니 다행스럽고 고맙다. 8일 바람은 불지만 춥지는 않다. 오후가 아직 절반이 되기 전에 비로소 황무지의 새 로운 집에 도착하였다. 주인과 이웃 노인이 여기저기 서 반갑게 맞아주어 전에 살던 집에 비하면 고향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이 ‘세상에 좋은 사람 없다는 무호 인(無好人) 세 글자’는 군자가 말할 바가 아닌 까닭이 다. 집에 땔감과 물이 모두 군색할 까닭이 없으니 다 행하고 다행하다. 김대락의 집을 가끔 방문했던 이시영 (국가보훈부 제공) 김대락의 조카 김정식(1888~1941, 독립 기념관 제공). 서로군정서에서 활동했으 며, 1921년 3월 국내로 잠입했다가 체포 돼 3년동안 옥고를 치렀다. 1993년 건국 훈장 애족장 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