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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2024년 10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태을장이란 태을의 청려장(靑黎杖)을 말한다. 명 아주로 만든 지팡이를 청려장이라 한다. 한나라 성 제(成帝) 때 유향(劉向)이 옛 글을 교정하는데 태을선 인(太乙仙人)이 청려장에 불을 붙여 유향이 교정하는 것을 비춰주었다는 고사가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 는 연려실(燃藜室)이라는 이긍익의 호는 여기서 유래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시의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유후(留侯) 는 한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평정했던 공신 장량 (張良)의 봉호(封號)이며, 자운(子雲)은 전한의 학자 양웅(揚雄)의 자(字)라는 사실을 참고하면서 이제 백 하의 일기를 읽어 가보자. 1일 아침에 맑고 저녁에 흐림. 아이가 돌아왔다. 충주에 사는 정한조가 함께 와서 머물러 잤는데, 은근한 정성과 후덕함이 자못 고인의 정취가 있었다. 2일 눈. 오후 3시부터 밤까지 눈과 비가 번갈아 쏟아져 길 이 거의 끊어졌다. 4일 또 비와 눈이 내림. 아이와 손자들이 기어이 학교에 갔다. 향학의 열 심은 가상하나, 연약한 것이 병이나 날까 염려스럽 다. 불쌍하고 불쌍하다, 이승원이 와 보았는데, 그 편 에 병중의 누이가 조금 나았음을 알았다. 마음이 놓 인다. 5일 또 비가 내림. 가아(家兒, 아들 김형식)가 또 다시탄에 갔다. 6일 가는 눈이 오다가 금방 갬. 대체로 학교가 제법 멀리 떨어져 있는데, 칠손(七 孫)이 날마다 눈길을 무릅쓰고 다니는지라, 애처롭 기가 그지없어 양식을 가져가 기숙함으로써 왕래하 는 수고가 없도록 하였다. 이는 김달이 학교에 머무 를 계획을 따로 세운지라, 그로 인해 부탁한 것일 뿐 이다. 7일 날씨는 개었으나 공기가 싸늘했다. 영춘 원(永春院)의 짐 꾸러미를 실어 올 일로 이동녕의 집 에서 소를 얻고, 청인(淸人, 중국인)에게서 발고(跋高, 발구: 말이나 소가 끄는 썰매)를 빌려 손자 창로(昌魯) 와 실아(室兒)가 눈길을 건너 출발하였다. 이날 밤에 꿈에서 아버지를 뵙고, 또 소암(小菴) 처숙(妻叔)을 만 났다. 간곡히 대하는 말이 조금 있었으나 망연히 다 잊어버리다니 한스럽다. 김대락의 아들 김형식(1877~1950)의 노 년기 모습(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