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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2024년 8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1911년 8월! 중국 망명 생활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백하(白下) 김대락(金大洛) 일행은 이역(異域) 땅에서 추석을 맞이하게 되었다. 일기 에  의하면 만주의 8월(양력 9월 하순~10월 중순)은 벌써 눈이 오기도 했는데, 이때 처음으로 봄에 심었던 벼를 거두기도 했다.   한편 8월 13일(음력)에 백하는 ‘계묘년(癸卯年)의 그날’을 추억하고 있었다. 계묘년이면 1903년인데 정확히 무슨 일인지 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스스로 목숨을 끊어 따르지 못하였다’는 표현을 통해서 아마도 자정순국(自靖殉國)한 인물을 말하는  것 으로 짐작할 수 있다. 주지하듯이 안동은 조국이 망할 때 자정순국한 인물이 가장 많았던 곳이 아닌가! 아무튼 백하는 ‘계묘년의 그날’에 가슴 속을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해서 매부인 석주 이상룡의 집을 찾아갔다. 매부의 집에 서  추석을 보내면서 석주의 부인이자 자신의 누이인 김우락(金宇洛)의 몸에 병이 있음을 알게 된 백하는 귀가 후에는 누이의  환 우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일기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즉 백하는 ‘수염을 태우는 정성’을 보이지 못하는 무능한 친정 오빠의 모습을 자책하기도 하였고, 환갑이 다 되어가는 누이 동 생의 회복 소식에 ‘분구지병(分灸之病)’이 조금 풀리는 듯한 소회를 남기기도 하였다. ‘수염을 태우는 정성’이란 당나라 시기 의  이적(李勣)이란 사람이 누이의 병구완을 위해 손수 죽을 쑤다가 자신의 수염을 태웠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로 남매간의 두터 운  우애를 말한다. ‘분구지병’이란 송태조(趙匡胤)의 이야기 이다. 송태조는 형제간의 우애가 극진하였는데, 그의 아우 진왕(후 에  송태종)이 병에 걸려서 뜸으로 치료를 받느라 몹시 괴로워 하자 태조도 뜸을 같이 하면서 고통을 나누었다는 내용이다.  이제 백하의 일기를 읽어보자. 김대락의 백하일기 ⑧ 누이 와병 소식에 노심초사, 백두산 이야기도 들어  이주 직후 삶의 터전과 독립운동 기반 위한 탐색 계속 낯선 땅에서 처음 맞이한 추석, 쓸쓸하고 곤궁한 상황은 여전 글  최진홍(월간 『순국』 편집위원) 1일 맑음. 이동녕과 장유순이 보러 와서 점심을 들었다. 실 아(實兒)와 벗 황익영은 땔나무를 하였다. 3일 맑음. 이문형과 황병일이 와서 잤다. 4일 맑음. 김창수가 산청에서 옹기를 싣고 왔다. 이상룡, 조 만기가 왔다. 이는 땅을 보고 농토를 구하기 위해서 인데, 4~5리를 둘러보니 모두 살만하기는 하나, 집 을 지을 힘이 없으니 한탄할 일이라고 하였다. 이날 저녁에 조만기는 추가(鄒街)로 가고 이형은 머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