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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열일기 • 석주 이상룡의 서사록 ① 97 곤란이 생길까 염려해서였다. 나머지 가족들은 얼 마 후에 출발해서 합류하기로 하였다. 이어서 일 기는 1월 4일 날짜의 다음과 같은 기록으로 시작 하고 있었다. “1월 4일 조촐하게 술과 안주를 마련하고 마 을의 노소들을 모아 종일토록 단란하게 놀았 다. 「거국음去國吟」 율시律詩 1수를 읊다.” 석주는 4백여 년을 함께 해온 고향을 떠나면서 마 을의 사람들을 불러모아서 조촐한 작별식을 열었다. 그리고 어쩌면 다시는 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먼 길 을 떠나는 소회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마침내 1월 5일 새벽에 석주는 사당에 인사를 올 린 후 만주 땅을 향하여 집을 나섰다. 이후의 일정은 다음 호에 계속된다. 더 없이 소중한 삼천리 우리 강토 山河寶藏三千里 아름다운 유교문화 오백 년을 지켜왔네 冠帶儒風五百秋 문명이 무엇이기에 늙은 적과 매개하여 何物文明媒老敵 까닭 없이 하루밤에 우리나라 내쳤도다 無端魂夢擲全甌 이 땅위에  쳐진 그물 이미 보게 되었으니 已看大地張羅網 남아가 제 한몸을 어찌하여 아끼리오   焉有英男愛髑髏 잘 있거라 고향동산 슬퍼하지 말지어다  好住鄕園休悵惘 태평성세 다른 날에 다시 돌아오리라     昇平他日復歸留 충남 청양에서 태어났다. 고려대에서 경제학 · 정치학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율곡 연구로 석사 ·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 임연구원을 지냈고, 현재 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 감사를 맡고 있다. 시대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풀어낼 지혜를 지나간 역사에서 찾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면암 최 익현 선생의 5대손이다. 필자 최진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