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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2024년 11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14일 맑음. 손자 창로가 이유인을 보러 추가가(鄒家街)에 갔다 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그 사람이 살 곳을 얻었 는지 모르겠다. 15일 추움. 황의영이 와서 잤다. 꿈에 사곡(沙谷)으로 가서 장 모님과 그 집안의 젊은이들을 만났으니 매우 괴이하 다. 혹시 그 집안에 변고가 있어서 그런 것인가? 16일 벗 황의영은 그대로 머물렀다. 꿈에 둘째 아우 서산(曙山=김효락)이 지은 시부(詩 賦)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자랑하는 뜻이 있으니 괴 이하지만, 더욱 동생이 그리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 겠다. 17일 집의 아이가 당연히 와야 하는데 오지 않 으니 반드시 큰 사고가 있는 듯하다. 저녁 내내 문에 기대에 기다리는데 곧 죽고만 싶었다. 이상룡과 권 아무개와 사위 황만영이 와서 잤다. 18일 학교 총회 날이다. 아이들이 가서 참석했 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집의 아이가 오는 길에 물고기 5마리를 사왔는데, 나의 밥반찬을 할 요 량일 것이다. 19일 꿈에 숙헌(淑憲) 형과 함께 노닐었다. 대 체로 이곳에 온 이후로 밤마다 꿈을 꾸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꿈꿀 때마다 번번이 고향이다. 몸은 비록 여기에 의지했지만, 혼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20일 생질 이재섭(=이준형)이 와서 잤다. 21일 이상룡, 조만기, 황신걸, 권중엽이 왔기에 점심으로 감자를 대접하였다. 상룡이 학교(신흥학교) 모임을 운영하는데, 사람을 모으려고 애썼으나 채우 지 못하게 되자 또 장차 학교 곁으로 돌아가 지낼 거 라고 했다. 22일 김달, 이장녕 등 여러 노형들이 학생 40 여 명을 데리고 우두구(牛頭溝)로 갔다. 이철영, 이회 영, 이규룡 등 여러 형들이 구경 길에 지나가다 들어 와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후에 영해 살던 이 의중이 와서 보았다. 저녁에 송덕규가 와서 잤다. 23일 꿈에 숙부님을 뵈었다. 또 순약(舜躍=김구 연 金九淵)을 보았는데 겨우 몇 마디만 나누고는 갑자 기 그쳐버렸다. 얼마나 오래 떨어져 있던 차인데 마 음으로나 말로나 어찌 이리 냉담하단 말인가? 이래서 이른바 꿈이란 진짜가 아니라고 하는 것인가 보다. 24일 김영이 단위구(丹葦溝)의 이상룡이 사는 처소로부터 와서 그곳의 형편을 말하는데, 여의치 않 은 듯하다. 손자 아이가 무엇 때문에 지체되는지 알 지 못하겠다. 25일 또 꿈에 숙부님을 뵈었는데, 심신이 강건 하셔서 기쁘고 다행스러웠다. 학교의 여러 사람이 우 구(牛溝)로부터 또 귀산현(龜山峴)으로 가서 이틀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