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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2024년 10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1911년 10월! 태어나 70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왔던 정든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망해버린 조국 땅에서 노예로 살아갈 수는 없었다. 사라 진 조국, 빼앗긴 고향을 다시 찾아야만 했기에 떠난 망명길이 이미 겨울, 봄, 여름을 지나 가을이 왔다 가고 있던 1911년 음 력 10월! 춥고 삭막한 만주 땅에서 백하 김대락에게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속에서 찾아오곤 했었다. 꿈을 왜 꾸는지, 꿈의 의미가 무엇인지 필자는 잘 알지 못한다. 다만 꿈에서라도 자신의 님을 만나보고 싶어했던 옛사람들 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인류의 큰 스승 공자는 꿈에서라도 주공(周公)을 만나고자 했었다. 무도한 은(殷)나라를 멸 하 고 주(周)나라를 세운 문왕의 아들이자 무왕의 동생이 바로 주공이다. 형 무왕이 죽자 어린 조카 성왕을 도와서 주나라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공자는 이런 주공을 추앙하여 꿈속에서 만나곤 했 었다. 공자가 꿈 속에서 주공을 만났다는 몽견주공(夢見周公)을 소망한 정몽주의 부모가 아들에게 지어준 이름을 우리는 기 억하고 있다. 김대락의 백하일기 ⑩ 어려운 가운데 손자와 아이들 열심히 학교 나가 초겨울 어려운 형편에서 진로모색하며 노심초사 짐 속에서 선친 김진린 유고 뒤늦게 발견하고 한탄 글 최진홍(월간 『순국』 편집위원) 10월 7일에 이어 15일, 그리고 18일 김대락은 꿈 속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아버지의 유고(遺稿)를 발견하게 된다. 망명 후에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짐 꾸러미를 정리하던 백하 앞에 선친 김진린(金鎭麟 1825~1895)의 유고집이 나타난 것이다. 국난이 당 하지 않은 상태에서 편안하게 고향에 있었다면 백하 는 마땅히 선친이 남긴 글들을 모아서 문집을 발간 하였을 터였다. 우리나라의 ‘문집’은 한 사람이나 또는 두 사 람 이상의 문장이나 시부 등을 모아 편집한 책으로서, 세고(록) · 연방집(고) · 합고(집) · 유고(집) · 일고(집) · 전 집 · 전서 · 대전 · 실기 등을 포괄하여 일컫는데, 내용은 다양하다. 정서적 감흥을 노래한 시부류(詩賦類), 생활실용문 인 서독류(書牘類), 정사(政事)에 관한 의견서인 주소 류(奏疏類), 사실 서술의 성격을 띤 서발기류(序跋記 類), 자기를 다지기도 하고 남을 칭송도 하는 잠명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