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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2024년 7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자격(資格)이 갑에 속하는지 을에 속하는지 다 알 수는 없으나 조예(造詣)가 높고 낮음은 공부를 근면 히 하느냐 게을리 하느냐에서 징험될 것이니, 이 또 한 제군이 마땅히 생각을 몇 배나 해야 할 일이다. 대 개 우리나라가 강대국에서 제재를 받는 까닭은 자신 의 앞길을 개척하지 못한데다, 왕륜(王倫)과 진회(秦 檜) 같은 무리의 간사한 해독이 응달에서 언 단단한 얼음처럼 굳어졌기 때문이니, 이를 참는다면 못 참 을 것이 무엇이겠는가? 30세 향화(香火)를 사르던 왕실의 무덤과 사당은 지금 다 사라졌는가? 2천 만의 정신과 몸이 지금 모 두 죽었는가? 억만년 지켜온 혈맥은 어디로 갔는가? 4천 리 금수강산을 누가 차지하고 있는가? 주의(周 顗 )가 신정(新亭)에서 슬퍼하던 풍경이 그대로요, 부 섭(傅燮)의 신세한탄에 길 가던 사람도 흐느껴 우나 니, 물에 빠져 서로를 끌어당겨 죽는 것이 어찌 있는 힘을 다하여 살기를 도모하는 것만 하겠는가? 피란의 배 속에서도 [대학]을 강론한 것은 해처럼 빛나는 육수부(陸秀夫)였고, 군막 안에서도 [춘추]를 읽은 것은 언월도(偃月刀)를 번쩍이던 관우(關羽)였 다. 요성(聊城)에는 화살에 묶어 쏜 편지가 있고, 군 산(君山)에는 밤에 읽던 서안(書案)이 남았었다. 손에 재주는 조금도 없었으나 그래도 진초(秦楚)를 채찍질 할 회초리가 있으며, 주머니에는 아무런 무기가 없 었어도 오히려 진시황을 격살하려던 철퇴가 있었다. 장횡거(張橫渠)는 몇 개의 정전(井田)을 획정하여 경영할 계획을 세워서 부세법(賦稅法)을 확립하여 저 축을 늘리려 하였고, 중강(仲康)은 1려(=5백 명)의 군 사만 있었지만 군사들에게 수퇘지를 내라 하니 대열 에서는 개와 닭은 내었으니, 굳센 복수의 의지를 나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두산백과 제공). 김대락은 나폴레옹의 “불능은 없다”를 상기하며 학생들의 면 학과 국권회복운동을 독려하고자 했다. 신흥강습소 졸업생들의 독립운동 조직인 신흥교우단 이 발행한 『신흥교우보』 제2호(1913년 9월 15일 발 행, 독립기념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