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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3명 한인들 1905년 5월 메리다 최초 이주 힘겨운 노동과 어려운 형편에도 독립운동 자금 제공 멕시코지역 한국독립운동의 중심지, 메리다 글 김도형(월간 『순국』 편집위원) 흰색 도시, 메리다 멕시코 메리다(Mérida)는 모든 건물이 흰색으로 칠해진 ‘백색 도시’(La Ciudad Blanca)이다. 유럽의 파리, 비엔나 등의 도시들과 확연히 다르다. 이 세상 에 이런 색깔의 도시가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건 물의 정면은 흰색이다. 메리다는 멕시코 유카탄(Yucatán)주의 주도일 뿐 만 아니라 유카탄 반도의 정치·경제·문화의 수도이 다. 메리다가 위치한 유카탄 반도는 스페인 침략자들 이 오기 전부터 마야인들이 살았다. 마야인들은 이곳 을 마야브(Mayab)라고 불렀는데, 마야 문명의 중심 지에 1542년 스페인 침략자들이 전형적인 식민지 도 시를 건설하였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유카탄에 에네켄 (henequén) 산업이 번창했다. ‘에네켄’은 용설란과의 섬유식물로, 섬유는 밧줄이나 노끈·가방 등을 만드 는 데 주로 쓰여졌다. 에네켄은 영어로 사이잘(Sisal), 스 페인어로 소스킬(Sosquil)이라고 하였고, 멕시코 한 인들은 ‘어주기’, ‘어저구’, ‘어저귀’라고 불렀다. 에네켄 은 유카탄의 주요 수출품이 되었고, 그래서 20세기 초 메리다는 세계에서 1인당 백만장자 수가 가장 많 았다. 에네켄 산업의 번창은 저 멀리에 있는 한국인 을 이곳 유카탄에 오게 만들었다. 메리다에 온 한국인 노동자 유카탄 반도는 에네켄 재배지로 가장 적합한 토 양과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었는데, 특히 지층이 얇 아 에네켄 재배를 위한 이상적인 지역이었다. 에네 켄을 재배하기 위한 대규모 플랜테이션인 아시엔다 (Hacienda)가 유카탄 반도 전역 만들어졌다. 1910년 한국에서 멕시코 이민으로 모집된 1,033명은 1905년 4월 4일 인천항을 출발하여 미지의 땅 멕시코로 향했다. 영국 국적 선 박 ‘샌 일포드(S. S. Ilford)호’를 타고 한달이 넘는 긴 항해 끝에 태평양 연안 멕시코 서남부의 살리나 크루스(Salina Cruz) 항 구에 도착했다. 한인들은 또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하얀 도시’ 메리다로 가야했다. 이들의 눈물겨운 생활과 독립운동 이야 기 를 들어보자. (편집자 주) 96 2023년 7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②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