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page


96page

1919년의 3.1만세는 한일합방에 항거하는 통분한 함성이요 자유와 독립을 되찾으려는 비장한 절규요 유구한 역사와 빛나는 국권을 유지 계승하려는 당당한 주장이었다. 남녀노소 빈부 귀천의 구별이 없이 안덩어리로 뭉쳐진 거대한 불길의 폭발이었다. 그러므로 삽시간에 삼천리 방방곡곡에 번져 하늘이 뻐개지고 땅이 흔들릴듯한 명렬한 기세였다. 이러한 정당한 평화적인 궐기에 대하여 왜적의 탄압은 어떠하였든가 잔인하고 악독한 살육과 형벌이었다. 이 해 4월 4일 우리 이리에서는 원용기 박영문 장경춘 박도현 서정만 등 여러 의사가 장터에 모인 수만명의 군중에 앞장서서 이 태극기의 물결을 지휘하던 중 무자비한 왜적의 총칼아래 장렬한 순국의 영령이 되고 말았다. 이 숭고한 3.1정신을 어이받아 창간한 동아일보는 유서깊은 이곳에 이 기념비를 세워 그 거룩한 정신을 만대의 후세까지 길이 받들어 드높이려 한다. 1971년 8월 15일 동아일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