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page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⑦ 95 의 잘나고 못남, 재화와 광산의 귀하며 천함, 궁마 (弓馬)와 병갑(兵甲)의 날 카롭고 둔함, 열대와 한대 의 풍토가 좋고 나쁨, 농 상의 기술과 제조 활동, 사람과 짐승의 수가 많고 적음, 도로와 관문의 멀고 가까움과 평탄하고 험준 함, 올챙이 머리나 게걸음 과 같은 글자 모양과 쓰는 법, 언어 투식의 바른 소 리와 속된 소리, 자유헌법을 누가 주장하는가 등 천 갈래 만 갈래를 암만해도 다 열거할 수 없지만, 도서 에 실려 있고 말로 전해지는 것으로 여러분들이 일 찍이 강독하고 연구한 것이리니 지금 국외자가 일일 이 헤아릴 필요가 없겠다. 그러나 말이 같은 처지(=동포)에 지나치게 따진다 는 염려가 없을 수 없으니, 그것은 같은 배를 타고 가 다가 바람을 만났을 때 한 사람이 키를 놓칠까 염려 하며, 흙을 쌓아 산을 이룰 때 오직 한 삼태기 흙이 모자라 공이 이지러짐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은 것이 다. 더구나 오늘 제군들은 혹 지체 높은 집안에서 나 자라기도 하였고 혹은 시례(詩禮)의 가르침이 이어져 오는 문헌가(文獻家)의 적통에 무젖기도 하여 역사와 이단에 관한 학문은 조상의 세업을 잇는 일이 아니 요, 바람 같은 수레나 번개같이 달리는 배는 익숙히 말하고 들어온 일이 아닐 것이다. 태평세월의 나머 지에 큰 꿈에서 지나듯 하다가 졸지에 새로운 풍조 를 만났으니 어찌 배우지 않고 능할 수 있겠는가? 1492년 콜롬버스의 아메리카대륙 상륙(네이버 제공) 고드프리 넬러(1646~1723)가 1698년에 그린 표트르(피 터) 대제의 초상화(중앙선데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