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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2025년 5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두 되를 보내어 명절 제수를 도와주니 감사하고 감 사하다. 갚을 길도 없는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라, 더 욱 사람으로 하여금 공경을 일으키게 한다. 5일 맑음. 꿈에 조카 만식을 보았다. 아마도 낮에 생각한 것 이 밤에 꿈이 되나보다. 낮 12시 쯤에 조카 홍식이 추가가(鄒家街)로부터 나오다가 길에서 진주에서 온 사람을 만났는데, 과연 조카 만식의 편지를 받았다 하고, 규식 · 문식 · 영식 세 조카도 같이 들어 온다 하 니, 이로써 꿈에 또한 헛것이 아님을 알겠다. 놀랍고 도 기쁘다. 또한 언제나 염려하였던 뒷집 아주머니가 어떻게 올 수 있었으며, 머물 곳도 없을 텐데 어떻게 지내시 나 하는 것이다. 하나하나 생각하니 마음을 안정할 수가 없다. 안식구들이 바람을 쏘일 생각으로 앞산 밖의 영해댁에 갔다가 돌아왔다. 6일 [아우 잉헌(剩軒=김소락)의 증손자가 태 어남] 조카 홍식이 식구들을 다 데리고 문을 나와 장차 통화현(通化縣)에 가서 세 들어 살려고 한다. 한 말 [斗] 만한 좁은 방에 형편상 수용할 수도 없고, 멀리 낯선 곳에서 서로 헤어져 사느라고 한 말의 곡식도 함께 찧을 수 없으니 안타까운 염려를 내려놓을 수 없다. 손부가 손자 정로와 함께 영춘원(永春院)으로 갔 다. 아마도 성목이 굳이 초청하는 뜻을 차마 저버릴 수 없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날씨는 덮고 길은 먼데 무슨 수로 쉬이 도착할까? 가마꾼이 없어 그 아이를 걸어가도록 하니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이날 밤, 꿈에 순약(舜躍=김구연)을 보았다. 부내 (府內)의 집에서 문회(文會) 일 때문에 글을 가지고 나에게 들렀는데, 수염과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 그 렇게나 수척한 까닭을 물었으나 웃으며 수긍할 따름 이다. 모르겠거니와, 그 또한 내 꿈을 꾸었을까? 7일 형식이 추가가의 총회소(總會所)로부터 저물녁에야 와서 문안한다. 손자 창로가 작은 집 식 구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통화현으로 질러갔다. 거기서 기다렸다가 모시고 올 계획이라 한다. 8일 (경북) 영해 살던 박기종이 찾아왔다. 오 시(午時) 에는 박재봉이 또 왔다. 함께 그대로 묵었다. 9일 형식이 두 벗과 함께 통화현으로 갔다. 낮 에 내린 비가 저녁 내내 내렸으니, 비에 젖었을까 걱 정된다. 나는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다가 비를 만나 서 돌아왔다. 10일 손자 창로가 조카 화식과 족손 성로와 함 께 저물녁에 도착하였다. 얼굴을 보니 진실로 마음 이 놓인다. 우선 연로한 작은 아버지 평안하신 소식 과 고향의 소식을 들었다. 묵은 회포, 새 감회에 기쁘 기가 그지없다가 슬픔이 생겨났다. 안팎의 여러 식 구들은 우선 항도천(恒道川, 횡도천)에 머물고 있다 여기서 거리가 걸어서 300리인데, 무슨 수로 올 것 인가? 세들어 살 집도 없는 것에서 어느 날에나 단란 히 모일 것인가? 아침에 소고기를 대접한다고 가져온 사람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