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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2024년 11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은 백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자신의 삶을 반성하면 서 자신의 일생을 정리하고 있었다. 시에서 백하는 자신의 생일을 구로일(劬勞日)이라 표현하고 있다. 왜 구로일인가? 옛 사람들은 부모님 을 생각하며 다음과 같이 노래했었다.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니, 부모님 생각에 슬 프고 가슴이 아프도다. 나를 낳으시고 기르시느라 고생 하셨네. [父兮生我 母兮鞫我 哀哀父母 生我劬勞]’ 라고! 이상에서 우리는 113년 전 11월에 쓰여진 백하의 시 3 수를 함께 읽었다. 이어서 나머지 백하의 일기 를 마저 읽어 보자. 1일 비단 상자에 칠을 했다. 3일 맑음. 장 담을 콩을 다 삶았는데도 방 구들이 차니 기가 막힌다. 이불을 덮고 베개에 기대 있자니 손부(孫婦) 가 문득 불을 찾아 부엌 문을 들어간다. 해가 이미 서 쪽에 있으니 곧 저녁 지을 때가 다 되어가나 보다. 4일 맑음. 난산(蘭山) 장한성(張扞城)이 가는 길에 만나자는 말이 있었기에 추위를 무릅쓰고 달려갔지만 허탕을 치고 말아 안타깝다. 이석영(李石榮) 공 하고만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은 그것도 무료하여 그 만두었다. 오늘 집의 아이가 영춘원에 갔다가 그곳에 서 바로 만초(매제 이상룡)가 사는 단하구로 향했다. 5일 맑음. 이문형과 황병우, 황병일이 와서 잤다. 아이가 단 구에서 돌아왔다. 7일 실아가 다시탄에서 돌아왔는데, 들으니 손녀가 심한 병증으로 매우 아프다고 한다. 놀랍고 鄕山離別恨   고향산천을 떠나온 한이여 風雨去來濱   비바람 몰아치는 물가에 서 있도다 況値劬勞日   하물며 낳느라 애쓰신 날 만나 那當彩舞茵   어찌 때때옷 춤판이 가당하랴 一陽初動節   일양*이 처음 움직이는 이 때를 맞아 三省未歸身   일일삼성을 자신에게 돌리지 못하노니 猶有寬心法   그래도 너그러운 마음 가질 방법 있는지 丌 書可質神   책을 펴서 신명에게 물어보리라 * 일양( 一陽)은 음(陰)이 끝나고 양(陽)이 온다는 뜻으로, 동짓달이나 동지를 가리키는 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