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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2024년 8월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순국시론 1993년 8월 4일, 이 날 한말(韓末)의 역사학자, 계 몽사상가 겸 독립운동가인 백암(白巖) 박은식(朴殷植) 의 유해를 서울 국립현충원으로 이장하였다. 1925년 11월 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67세를 일기로 세 상을 떠났는데, 유해마저 고국을 그리워하며 이국 땅 에서 보낸 세월이 68년이었다. 백암은 1859년(철종 10년) 10월 25일(음력 9월 30 일) 황해도 황주군의 밀양박씨 집안에서 출생하였는 데, 열 살 무렵부터 아버지 박용호(朴用浩)가 운영 하 는 서당에서 한학(漢學)을 수학하면서 관서지방(關西 地方)을 두루 둘러보며 성리학에 눈떠갔다. 그런데, 백암의 청소년시절은 나라의 정세가 참으 로 암울하던 때였다. 미국 · 영국 · 프랑스 · 독일 · 러시아 로부터 개항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시기였는데, 특 히 미국이 아시아팽창정책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에 통상을 요구해왔다. 또, 일본은 1868년(고종 5년) “나라 망해도 ‘국혼’ 유지하면 나라 되찾을 수 있어” 『한국통사』 · 『한국독립운동지혈사』 남겨 순국시론 백암 박은식의 삶과 불멸의 민족혼 글  권용우(단국대학교 명예교수) 백암 박은식은 『한국통사』 · 『한국독립운동지혈사』 등 수많은 역사서적을 저술했는데, 이러한 저술을 통해 민중들에게 ‘민족의 혼’을 심어주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교육구국 · 애국계몽 등에 관한 논설을 통해서 애국 · 애족을 역설한 민 족사학자였는데, 그의 역사연구는 곧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