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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2024년 4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망해버린 조국을 떠나 망명길에 오른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백하 김대락 일행은 여전히 정착을 하지 못한 채 떠돌이 생활 을 하고 있었다. 한편 산설고 물설은 이국 땅에서 만나는 중국인과의 관계 등 당시에 겪었던 여러 가지 상황을 백하는 수많은 한 시 속에 녹여 내고 있었다. 김대락의 백하일기 ④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고기처럼 곤경에 처해 순후한 요동 풍속 접하고 중국 선비들과 필담하며 위로 망명 4개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글 최진홍(월간 『순국』 편집위원) 이 시에서 백하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학철어(涸 轍 魚)에 비유하고 있다. 학철어란 수레바퀴 자국에 고 인 물에 있는 물고기처럼 곤경에 처하여 애타게 구원 을 기다리는 사람을 비유한 단어이다. 1일 아침에 갰다가 저녁에 비가 옴. 돌개바람이 갑자기 불어 맷돌위의 고추가루가 거 의 반너머 날아 흩어졌다. 바로 이른바 ‘고추처럼 매 운 바람에 소금처럼 짠 비’라 한 정경이다. 아이들이 더덕 다섯 꿰미를 캐와, 온 식구가 구워 먹었다. 고기 맛을 대신할 만하다. 2일 맑음. 바람이 온화하고 날씨가 따뜻하니 대개 이곳에 들 어온 후로 처음 만나는 날씨이다. 듣자하니 윤인보 (尹仁輔)가 고장(故庄)에서 돌아왔는데 곧바로 그의 1911년 4월 이번 호에는 먼저 그 한시 중 하나를 감상한 후에 백하의 일기를 계속해서 읽어보기로 한다. 海壑多風雨 바다와 골짜기마다 비바람이 몰아치니 虫麟失所居 벌레와 물고기들 살 곳을 잃었구나 願借西江水 원하노니 서강의 물을 빌려주어 冀延轍涸 魚 학철어의 목숨을 이어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