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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2023년 4월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한 번 더 생각하는 역사 평 또는 반론에 답하는 형식으로 몇 편의 논문을 발 표했다. 저자의 이러한 노력의 축적이 결국 서두에 서 소개한 이 책의 출판으로 나타났다. 많은 것을 새롭게 생각하게 만든 책 나의 전공 주제들 가운데 하나인 남북통일 문제, 그리고 1946년의 ‘인민항쟁’을 저자의 ‘아비헤투’ 이 론으로 새롭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 다. 다른 한편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우선 나의 정 치학적 또는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이 매우 부족하 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 고 있고 인용하고 있는 이론들과 저서들의 폭이 워 낙 넓었기 때문이다. 특히 ‘혐오’ ‘여성혐오’ ‘풍기문 란’ ‘정신병 환자’ ‘스티그마’ ‘불화’와 같은 단어가 말 하듯, 심리학적이며 정신분석학적 용어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저자의 논지를 따라가기 어 렵 다. 저자는 이러한 용어들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 면서 논지를 전개해 이 주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 들을 설득력 있게 이끌었다. “학문에는 국경이 없다”라는 유명한 말이 가르치 듯, 과연 ‘한국적 정치학’이 성립될 수 있는가의 물음 은 아직도 유효하다. 저자는 이 물음에 대해서도 성 실한 답변을 진지하게 시도했다. 그러나 ‘한국적 정 치학’에 대한 토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그 토 론에서 이 책의 학문적 가치는 충분히 인정될 것이 다. 단재가 저 유명한 「조선혁명선언」을 발표한 때 로부터 백주년이 된 올해, 이 책을 통해 단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이 책의 공은 크다. 1943년 중국 심양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켄트주립대와 피츠버그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단국대학교 이사장, 인천 대 학교 총장, 동아일보사 사장·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단국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임 중이다. 필자 김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