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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② 93 집안에 사 두 었던 것은 뒤 미쳐 있어 아 직 오지 않았 다. 일마다 서 툴고 새니, 아 이들만 나무 랄 수는 없다. 4일 눈. 들어가 새 로 태어난 아 이를 보니 두각(頭角)이 둥글고 바르니, 가히 수를 누 리고 복을 받을 기국임을 알겠다. 대당(大唐)에서 태 어나 기대하던 바에 쾌히 부응하였다 하여 이름을 짓 기를 쾌당(快唐)이라 하니, 곧 옛날 ○이(耳)라고 이름 을 지어주었던 뜻이다. 5일 한낮 무렵에 도곡(陶谷) 일행(=석주 이상 룡 가족)이 추가가(鄒家街)에 도착했다. 몹시 기다리 던 끝이라 기쁘기가 미칠 것 같았으나, 눈 녹은 진창 길에 가 볼 수가 없다. 먼저 아이를 보내어 영접케 했 는데, 여기도 몸 붙일 데가 없으므로 내일 데리고 들 어오겠다고 한다. 6일 맑음. 아침을 먹은 후에 도곡 여러 권솔들이 모두 들어왔 다. 한 집에 나란히 모이니 이역(異域)이 이역인 줄 모 르겠다. 따라서 침구를 얻게 되니, 큰 이불 속 형제나 다름이 없다. 7일 맑음. 집의 아이가 감기로 고통스러워한다. 발을 쉴 겨를 없이 피로가 쌓인 소치이니 매우 애처롭고 불쌍하다. 8일 맑음. 갑자기 부추(負芻)의 우환(=도적을 피해 집을 떠나 있어야 하는 우환)을 당하니, 참고 받아들이는 것이 나에게 손해 될 것은 없으나, 세도와 인심이 극히 한 탄스럽다. 9일 눈. 용쇠라 하는 자는 곧 사동(=울진군 기성면 사동리) 의 행랑붙이이다. 잠깐 그를 빌어 땔감을 하는 일꾼 으로 삼았었는데, 지금 갑자기 떠나겠다고 한다. 나 무 댈 일이 계수나무를 때어 밥을 하기보다 어려우니 한탄스럽다. 이날 이병삼(李章寧의 아버지, 李東寧의 당숙)이 은근히 방문을 하여 반식 경 반갑게 해후하 였다. 고마운 일이나 눈 쌓인 진창길에 사례할 길이 없으니 부끄럽고 한스럽다. 이상룡 일행이 도착했던 유하현 추가가 대고산 일대 전경(박도 제공) 김대락의 매부 이상룡의 임시정부 국무령 시절 모습(국가보훈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