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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92 2023년 3월 월간 『순국』에서는 순국선열들의 일기를 함께 읽는 코너를 마련하였다. 일기는 그날 그날의 일들을 기록한 것이라는 점에 서 회고록과는 다르다. 회고록은 세월이 흐른 뒤에 자신의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각색되기 마련이다. 하 지 만 일기는 그때 그때의 모습이 생생하게 들어있는 ‘날 것’의 느낌이 나는 생생한 원자료이다. 선열일기 | 석주 이상룡의 서사록 ① 100일간의 이주, 망명 과정을 기록한 귀중한 일기 1911년 초 국망 직후 추운 겨울에 남만주 서간도 망명 글 최진홍(월간 『순국』 편집위원) 우리가 오늘 읽어볼 일기는 석주 (石洲) 이상룡(李相龍)의 일기이다. 1910년 경술년(庚戌年)에 조국이 사 라지는 경험을 한 석주는 이듬해인 1911년 1월에 일가를 이끌고 국경을 넘어 만주(滿洲, 중국 동북지방) 땅으 로 망명을 하면서 ‘서쪽으로 옮겨간 기록’이라는 의미의 『서사록(西徙錄)』 이라는 일기를 남겼다. 왜 석주는 추운 겨울날 더 추운 곳 을 향하여 고향을 등지고 조상의 품 을 떠났는가! 그 이유는 그의 일기 속에 잘 나타나 있 다. 이제 그의 일기를 통하여 오백여 년을 이어온 자 신의 조국이 사라지는 전대미문의 현실 앞에서 석주 가 보여준 숭고하고도 치열한 삶을 오늘 우리 『순국』 독자들과 함께 느껴보고자 한다. 이제 향을 사르는 마음으로 그의 기록을 경건하게 읽어가는 필자의 숨 결은 어느덧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서간도 이주과정을 100일동안 상세히 기록 1911년 1월 4일부터 같은 해 4월 13일 까지 백 일 간의 망명 과정인 서사록은 다음과 같이 시작 된다. 『서사록』(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