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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박물관 기행 • ② 폴란드 바르샤바 봉기박물관 91 와 사진, 봉기 생존자들의 증언과 인터뷰가 주를 이 룬다. 바르샤바의 재건 의지를 상징하는 회복의 메 시지가 담긴 공간이다. ⑧ 상징 공간 ‘기억의 벽’에는 바르샤바 봉기 동반 희생된 약 20만명의 폴란드 시민과 저항군의 이름이 새겨져 있 다. 봉기에 참여해 나치독일의 바르샤바 점령에 저 항했던 그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기 위한 벽으로, 실패를 기념하고 있는 바르샤바 봉기박물관을 방문 한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⑨ 야외 전시 박물관 건물 밖에 전시된 대형 군사 장비와 기념 비들이 있다. 전시물은 봉기 당시 사용된 비행기, 탱 크, 대형무기 등과 봉기 참가자들의 흉상과 추모비 들이다. 우리의 순국선열추념관 건립을 생각하며 바르샤바 봉기기념관에는 ‘심장박동소리’ 조형물 을 통해 희생한 시민들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그리고 항쟁의 역사를 전시로 보여주고 있다. ‘바르샤바 봉 기’는 실패했지만, 폴란드인들은 항쟁에 자긍심을 갖 고 역사를 기억한다. 봉기가 시작되었던 8월 1일 오 후 5시, 사이렌이 울리면 시민들은 일제히 하던 일을 멈추고 1분동안 침묵하며 희생자를 기린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순국선열추념관’ 건립이 곧 시작된 다. 위패봉안실과 전시실을 통해 순국선열의 희생 을 추모하고 그 위업을 보여줄 전시콘텐츠를 하나하 나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순국선열의 공 적(功績)조사가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 다. 관람객이 처음 접하게 되는 ‘위패봉안실’에 순국 선열의 위패와 디지털 패널을 통해 공적을 먼저 확 인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형 의 전시콘텐츠는 정확한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 에서도 그러하다. 위패에 새겨야 할 분의 이름(한글, 한자), 사진, 생몰연대, 가계(가문), 의병 및 독립운동 내용, 순국 장소 등이 정확하게 조사되어야 한다. 추 모실이란 특성상 울림을 주는 진혼곡(鎭魂曲)도 고려 되어야 한다. 전시에 꼭 필요한 순국선열의 유물, 사 진, 당대의 신문류·판결문 등을 수집하는 일도 추진 되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해외 선진박물관의 우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조사해서 순국선열추념관에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서강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육사 사학과 교수, 서강대 강사를 역임하였다. 전쟁기념관 학예부장, 부천시박물관 관장을 지냈으며, 현재 월간 『순국』 편집 위 원을 맡고 있다. 『나라를 지켜낸 우리 무기와 무예』, 『어재연장군과 신미양요 연구』, 『국외 소재 19세기의 군사유물 연구』 등의 저서(공저)를 펴냈다. 『순국』에 「미국 애리조나기 념 관을 통해서 본 추모의 방향성」(374호, 2022.3), 「‘순국선열추념관’ 건립을 위한 제언」(378호, 2022.7),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돌아보며」(390호, 2023.7), 「이야기가 있 는 땅 · 경기도 부천」(394호, 2023.11), 「‘의병의 날’ 단상(斷想): 의병–독립군–광복군–국군 창설과 그 의미」(401호, 2024.6) 등의 칼럼 및 논고를 게재하였다. 필자 김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