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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➊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⑫ 91 가련하고 염려스러움이 지극하 여 문에서 애타는 심정 표현할 수 없다. 21일 칠손이 영춘원에서 돌아왔다. 저녁에 만초가 지름길 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 리를 쓸고 몹시 기다리던 나머지 라 서운한 마음이 특히 심하다. 꿈에 순약(舜躍)을 만났다. 22일 바람 불고 눈이 내림. 칠손이 대사탄 둘째 아이의 집에 양식을 나르는 편 에 소 발고(발구라고도 함, 말이나 소에 메워 물건을 실어나르는 큰 썰매)를 끌고 정동수와 함께 갔는데, 그의 아저씨를 만나보기 위해서였다. 23일 강남호(姜南鎬=이상룡의 사위 강호석)가 와 보았다. 집 아이의 편지가 유하현에서 왔는데, 비 록 별다른 탈은 없다지만 부녀를 맡겨둔 채, 마치 집 안일은 잊은 듯하니 딱하다. 꿈에 서실(書室=내앞 마 을 동쪽 산밑에 있던 김소락이 문내 자질들을 수업하 던 장소)이 물에 둘러 쌓여 있으니, 괴이한 일이다. 24일 손자 창로가 강남호와 함께 노새를 끌고 단위구로 갔다. 노새는 방아를 찧을 셈으로 문극이 빌린 것이다. 그 편에 거기서 집을 알아보려는 것이 지만 성공을 기필할 수 있을까? 정동수가 대사탄(大 斜灘)에서 소를 끌고 돌아왔다. 그 인편에 며늘아이 가 보낸 쇠고기 약간을 가져왔다. 그 맛이 입에 맞으 나 그 고생스럽고 쓸쓸한 정상은 귀로 듣고 싶지가 않았다. 25일 눈이 개고 날씨가 깨끗함. 뜰 가를 걸어 나가니 다만 보이는 것이 넓고 아득한 산하요, 깨끗이 걷힌 하늘빛이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슬픔과 시절을 서글퍼하는 한탄이 다만 사람으로 하 여금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한다. 아들 형식은 유하현에 머물러 돌아오지 않았고, 손 자 창로는 집을 알아보려 외출하였다. 쓸쓸하게 한 늙 은이가 저녁내 집을 지키니 이 어찌 칠정(七情)을 가진 사람으로서 견딜 노릇인가? 26일 김달, 이선구, 이장녕이 함께 유하현으로 가는데, 여러 곳을 들러 갈 것이라, 그 인편에 아들 형식에게 편지를 부쳤다. 혹 중도에 계획이 어긋날 염려는 없을는지? 신흥학교 출신들로 이루어진 교우단체 신흥학우단 본부터(길림성 통화현 광화진 합니하,  독립기념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