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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2024년 12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서 근심하고 기뻐할 일이 못되지만, 이미 이 길로 나 섰다면 낙제하여 남에게 뒤지기 보다는 나을 것이다. 저녁에 이명세, 생질 이문극과 황서방이 와서 잤 다. 만초(매제 이상룡)가 또 내일 있을 의사회에 발이 묶여, 함께 와서 베개를 나란히 베고 잘 수가 없었다. 한스럽다. 이날 밤 꿈에 아버님을 뵙고, 또 소암(小菴) 처숙에 게 절하였다. 소략하나마 글을 논한 것이 있었으나, 깨고 나니 자세하지 않다. 한스럽다. 19일 또 꿈에 아버님을 뵈었다. 자애로운 은혜 를 가까이 받들다 보니 엄한 공경의 뜻이 모자랐던 듯하다. 아마 20년 동안 생전에 다하지 못한 효를 후 회하던 끝에 기쁘게 모시는 데 급급하여, 갑자기 평 소 가르쳐 주신 예를 잊어서일 것이다. 또 고향 여러 백부, 숙부들과 여러 족친들이 마루 에 가득 화목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뵈었으나, 필경 실제로 만날 길은 없을 것이다. 꿈을 깬 뒤, 망연히 마치 꿈 속에서 다시 꿈을 꾼 것만 같아서 한스럽다. 저녁에 생질 이문극과 이서방 문형이 와서 잤다. 20일 밤에 눈이 오더니 아침에 갬. 생질 이준형과 사위 이문형, 사위 황병일, 그리고 황병우가 각자 거처로 돌아갔다. 칠손이 그의 벗인 장윤특을 따라서 함께 영춘원(永春院)에 갔는데, 방 학한 후 바람을 쐬어 답답함을 풀 작정이리라. 낮에 실아(實兒)가 돌아와 양식 구할 길이 끊어졌는데도 집 아이는 아직 유하에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백하일기」에 자주 거론되는 김대락의 매제 이상룡 일가(고성 이씨) 독립운동 주요 인물 가계도(『오마이뉴스』 임 재근 제공). 이상룡과 강남호(강호석), 생질 이준형 · 사위 이문형(이광민, 1895~1946) 등의 포상 내용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