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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열일기 • 석주 이상룡의 서사록 ⑨ 89 람에게 귀착한다’고 생각하였으니, 그의 이론이 흠을 면할 수 없다. 이것이 순자가 곽씨에게 미치지 못하 는 점이다. 또 묵자의 상동(尙同) 편에 “옛날 백성이 처음 발생 한 것은 아직 정장(正長=그들을 이끄는 수장)이 없고, 아직 형정(刑政)의 제도가 없던 때였으므로 천하의 사람들이 저마다 의를 달리하니, 1인이 1의(義)요, 10 인이 10의며, 1백인이 1백의였다. 사람이 점점 많아 지자, 사람마다 자신의 의를 옳다고 하여 남의 의를 잘못되었다 하였으므로 서로 비난하게 되었다. 안으 로는 부자와 형제가 원수가 되어 모두 이산하려는 마 음을 가져 서로 화합하지 못하였다. 천하의 백성들이 모두 독약으로 서로를 해쳐 마침내 금수와 같은 지경 에 이르렀다. 그러나 저 백성이 정장을 바로 세워 천하의 의리 를 동일하게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천하가 어지러워 진 것이 명확해졌다. 그러므로 선량하고 지혜로운 사 람을 택하여 그로써 천자를 삼고 천하의 의리를 동일 하게 하는 데 종사케 하였다. 그러므로 마을의 장이 마을의 백성을 이끌고 향촌의 장에게 나아가 뵙고[尙 同] 향장은 향민을 통솔하여 국군(國君)에게 나아가 뵈며, 국군은 국민을 이끌고 천자에게 나아가 뵙고, 천자는 천하의 백성을 이끌어 하늘에 나아가 뵙는 것 이다.”라고 하였다. 이는 다툼을 바탕으로 화평에 나아가고, 백성의 약 속을 바탕으로 나라를 건립하였다는 주장이니, 그 이 론이 곽씨의 주장과 마치 한 목에서 나온 듯하다. 다 만 묵자는, 군권이 한정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하늘에 그것을 위탁하여 통솔케 하였으 니, 곽씨의 사상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 장차 천하의 백성을 해치는 자가 뭇사람의 목숨을 빼앗는데도 그 것을 통제할 수 없도록 하였으니, 이것이 곽씨가 묵 자에 미치지 못하는 점이다. 7일 조카 문형(文衡)이 조범용(趙範容)과 더불 어 나중 올 사람(덕초 일행)을 기다리기 위하여 거구 (車溝)로 갔다. 8일 시화를 읽었다. 명나라 태학사 유건(劉健) 『수원시화』의 저자 원매(袁枚, 1716~1798). 중국 항주(杭州) 출신 시인, 산문가이다 (출처: 중국역대인물초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