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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2023년 5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내내 필담을 나누며 술과 차를 대접하였다. 저녁 후에 마을의 이웃 부녀자들이 다투어 찾아와 서로 묻는데, 말소리는 비록 다르나 정의가 선량하고 근후하였다. 만주의 습속에 부녀들이 모두 귀고리를 하는데, 구리나 금과 은으로 만들어 보석과 명주(明珠) 를 섞어 드리웠고, 의복은 남자들의 것과 그다지 다르 지 않아, 무명으로 지어 길고 널찍하며 색깔은 검다. 머리는 틀어 얹으며 말총이나 망사로 뜬 쓰개를 두 르고 거기에 금비녀를 꽂는다. 비녀는 얇고 넓은 모 양에 위가 구부러지고 아래가 뾰죽하며, 길이는 세 치 가량이다. 날 때부터 전족(纏足)을 하는 까닭에 발 이 작기가 마치 오이와 같고 걸을 때마다 비틀거린 다. 얼굴에는 지분을 바르고 항상 방에 앉아 어린아 이를 돌보기 때문에 음식을 장만하는 일은 손수 하지 않는다고 한다. 2월 1일. 이씨를 대동하고 새벽에 길을 나섰다. 수 레 안은 담요로 둘러싸서 밖을 멀리 내다볼 수 없었 다. 다만 길가에 혹은 돌로 혹은 목판으로 사당을 세 우고 붉은 종이로 만든 술을 늘어뜨려 놓은 것이 보 이는데, 가는 곳마다 그렇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인가의 마당에는 나무 장대를 세웠는데, 장대 의 높 이가 10여 자 가량이다. 장대 끝에 붉은 종이로 동물 의 형상을 만들어 걸어놓았는데, 어떤 것은 소나무 가 지에 닿아 푸른 솔잎과 어울려 마치 살아있는 듯하다. 강을 따라 수백 리에 걸친 우리 쪽 국경에 일인이 거의 1백 보마다 한 군데씩 초소를 설치하고는 도강 하여 왕래하는 사람을 엄밀히 수사하고 있다. 비록 검역을 핑계하고 있으나, 사실은 우리나라 사람이 다 른 나라와 교섭하는 일이 있을까 의심해서이다. 저물 무렵에 관전성(寬甸城) 남쪽 수십 리의 염가점 ( 閆 家店)에 투숙하였다. 산골의 풍속에 밥은 없고 다만 밀가루로 싼 고량병(高粱餠, 기장을 고량이라 한다), 소미(小米)만두(조를 소미라고 한다)가 있을 뿐인데, 맛이 싱거워 먹을 수가 없다. 어린 것들이 연일 굶다 못해 병이 날 지경이었다. 좁쌀 두어 되를 사고 솥을 빌려 밥을 지어 먹이니, 그 괴로운 상황을 알 만하다. 2일 눈에 갇혀 출발하지 못했다. 객점의 주인 이 그의 조부가 돌아간 지 백 일이 되는 날이라 하여 돼지를 잡아 제찬(祭粲)을 하고 제수를 성대히 마련 「서북피아양계 만리일람지도」. 우리나라 북부지방과 만주를 그린  관방지도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1920년 전후 압록강변 독립군 활동 및 일제의 국경 경비상황을  보 여주는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