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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천둥이 밤새 울던
동족상잔의 1950년 여름 피로 물든 오뉴월
풀잎에 맺힌 이슬로 사라져간 200여 명
영순면 의곡에서도 변명할 틈도 없이
농암면 사현에서 호서남면 유곡에서
생명의 존귀함을 팽개친 법 밖의 만행들
순하디순한 백성 공출로 보국대로
악독한 일제 등살에 겨우 이은 목숨인데
광복의 기쁨도 잠간 그리 앗아 가다니
국민보도연맹 그것이 무엇이기에
무리로 귀한 생명 뺴앗을 일이던가
떠돌던 원혼 거두어 여기 편히 드소서
진실이 밝혀지긴 너무나 늦은 시간
명예도 회복되고 후손들 눈물 거두니
다시는 이런 일 없게 금표로 우뚝 선다
참고 참고 또 참아온 인고의 세월이
나라다운 나라에서 지사와 시장의 배려로
명당 터 천마산 기슭 길이 기릴 위령탑
2023년 12월
경상북도지사 이철우
문경시장 신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