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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23년 4월 Column   편집위원 컬럼 작은 소리 큰 울림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양심있는 일본인들도 적지 않아 정부가 과거 일제 만행 관계 자료 수집 등에  적극 나서야  글ㅣ김중위(월간 『순국』 편집 고문) 인류 역사에서 볼 때, 마틴 루터의 「95개조 반박 문(1517)」, 프랑스 대혁명 당시의 「인권선언(1789) 제2차 세계대전(아시아태평양전쟁)을 통해 만난  일본을 미국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피차간 의 전쟁양식이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일본 본 토에까지 진격해야 하는지 천황의 궁성을 폭파해 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명확하게 할 수 없 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미국정부에서는 일본민족 은 어떤 민족인가를 알기 위해 1944년 6월, 미국 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Ruth Benedict)에게  연구를 의뢰하였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책이 이제 는 고전이 되어버린 『국화와 칼 - 일본문화의 틀』 (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Patterns  of Japanese Culture)이다.  이 책에서 베네딕트 여사는 일본인들이 갖는 사 고의 모순구조가 날줄(經)과 씨줄(緯)로 엮어져 있 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일 본인들은 최고로 공격적이면서도 평화적이며, 군 국주의적이면서도 탐미적이고, 불손하면서도 예의 바르고, 완고하면서도 적응력이 뛰어나며, 유순한  듯하면서도 사납고, 성실하면서도 불성실하고, 용 감하면서도 겁쟁이이고, 보수적이면서도 진보적이 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에 대한 남들의 평가에 대 해서는 민감하면서도 남들이 보지 않는 데에서는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용서할 수 있을 듯한 어떤 행위에 대해서는 맹렬 히 비난하고 위법으로 보이는 어떤 행위에 대해서 는 아무렇지도 않게 눈감아버리는 태도에 대해 끝 없는 의문을 나타내 주고 있다. 그러나 많은 다른  동양인과는 달리 놀랄만큼 솔직하게 자기자신을  고스란히 그대로 드러내어 기록해두는 강한 충동 을 지니고 있는 종족이라고 설명해주고 있다(김윤 식·오인석 역, 을유문화사).  “국화와 칼”을 함께 지니고 있는 일본을 이같이  이해하면서 과거 일본의 아베정권이 벌였던 정치 행태를 보면 사뭇 흥미진진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그의 발언들은 모두가  일본인들이 그동안 기록해 놓은 증거들로 인해 거 짓으로 판명되고 있기에 말이다. 얼마 전 필자는 수필가 정명숙 선생으로부터 일 본의 베스트 셀러 작가 가지야마 도시유키(梶山季 之, 1930~1975)가 1962년 한국을 주제로 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