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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스크랩 • 국립서울현충원 ‘여성 길’ 탐방 75 다 뒤늦게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이후에도 묘비의 이러한 현실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대로 방치되었다. 독립유공자묘역조차 남성 중심 사회의 현실을 뛰어넘기 힘들었던 것이다. 이 독립유공자묘역에 뒤늦게 ‘혁명적 변화’의 바람 이 불기 시작했다. 2021년 3월, 국립서울현충원이 시민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들 부부 독립유공자 의 묘비 교체 사업을 벌인 것이다. 이로써 여성 독립 유공자도 마침내 남편과 동등하게 애국지사 ○○○ 의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고, 뒷면의 묘비명에도 남 편과 나란히 독자적인 독립운동 이력을 새겨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독립유공자묘역에는 아직 변하지 않은 묘비도 확인된다. 부부독립유공자인 문일민·안혜순 의 묘와 민필호·신창희의 묘는 아직도 ‘배위 안혜순 합장’, ‘배위 신창희 합장’이라고 새겨져 있는 묘비가 그대로 있다. 심지어 민필호·신창희의 묘는 묘비 뒷 면에 민필호·신창희 부부의 두 아들 이름은 새겨져 있지만, 세 딸의 이름은 보이지 않고 대신 세 사위의 이름이 새겨진 채 그대로 있다. 남성 중심의 유교문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신창희(신명호) · 민필호 부부 이은숙 · 이회영 묘비의 교체 이전과 이후 여전히 남성중심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문일민 · 안혜순 묘와 민필호·신창희의 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