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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2024년 12월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순국스크랩 후손들, ‘지리산 까마귀’로 살다 장성 - 기삼연 의병장 순국스크랩 구국 의병항쟁 열전 - 거룩한 구국항쟁의 현장을 가다 ⑫ 세상에 쉬운 일은 없지만, 일백 년 전 의병 적전지 와 그 후손을 찾아가는 일도 그리 녹록치 않았다. 의 병 가운데는 대부분 젊은 나이에 희생된 분이라 손 이 끊어진 분이 많았다. 또, 남은 가족이나 후손들도 일제 35년 동안 ‘폭도(暴徒)의 가족’으로, 온갖 핍 박 속에 살아온 탓에 여태 주변인으로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애초 나의 호남 의병전적지 답사 일정은 기일이 글  박 도(전 이대부고 교사, 소설가) 성재 기삼연이 담양에서 광주로 압송되어 가는데, 길에서 보는 이들이나, 가마를 메고 가는 이들이 눈물을 흘려 길이 지체 되었다. 광주 감옥에 수감된 기삼연은 자신의 참패에 대하여 “출사하여 이기지 못하고 먼저 죽으니 일찍이 해를 삼킨 꿈은 또한 헛것인가“라는 시를 남겼다. 애초 그의 꿈은 해를 삼키려고 한, 곧 일제를 패망시키는 데 있었다. 하지만 끝내 꿈을 이 루지 못하고 체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