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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영월엄씨대종회보 43호 적 문제의 해결은 물론 북핵 문제 등 세계 안보 문제에 대한 건설적 합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 다. 지 정학적 경쟁 심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세계적 민주주의 쇠퇴는 그간 서구가 공들여 온 세계화 체제 를 약 화시키고 있다. 세계화가 모든 국가의 부(富)와 민주주의 융성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잃 으면서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믿음도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유엔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 정치적 동부와 정치적 서부의 진영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다. 정치적 동부에서 러시아와 중국 이 참여하는 BRICS와 SCO가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6월, 베이징 14차 BRICS 정상회 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BRICS+로 그룹을 확장하는 데 합의했고, 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 이란, 이집트가 가입했다. SCO도 확장 가능 성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다른 SCO 회원국들은 각각 남아시아와 서아시아를 연결하 는 지정학적 위치를 완성하고 강화하기 위해 이란, 인도, 튀르키예와의 협력을 더욱 필요로 할 것 이다. 향후 중동 국가들의 가입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정치적 서부의 협력 플랫폼도 변화가 예상된다 . G20 의 역할은 축소될 것이다. G20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제재에 참여하는 국가와 참 여하지 않은 국가가 10:10으로 반분되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정치적 서부의 핵심 플랫폼으로 지속되 는 것 을 서구가 바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G7에 한국과 호주 같은 친미 동맹을 가입시켜 G7 +로 확 대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정치적 서부와 정치적 동부의 진영화 갈등이 심화되고 장기화될 가 능성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특성이 지정학적 패권 경쟁과 경제적 패권 경쟁이 겹쳐진 복합적 성격 의 전 쟁이기 때문이다. 가치전쟁으로 국제 질서가 진영화 된다면 과거의 냉전과 달리 경제권 단절이 불가능 할 것이기 때문에 단절, 공존, 이합집산이 혼재할 가능성이 커지고 패배는 사실상 경제권의 상실 을 의 미하기 때문에 더 처절한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셋째, 지역 강국의 위상이 더 커질 것이다. 미중 경쟁과 미러 갈등의 향후 양상에 서아시아의 인 도, 유 라시아의 튀르키예, 남미의 브라질 등의 입장은 무시하지 못할 변수가 되었다. 미국과 중국 같은 글로 벌 강국도 모든 하위시스템 역동성을 동화 시킬 만큼 강하지 않다면 글로벌 강대국의 전통적 의미 를 상 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 대외정책의 가장 큰 과제는 글로벌 정치에서의 분권화 즉 지역이 과 거보다 큰 자율성을 갖게 된 현재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되었다. 넷째, 공급망의 무기화로 경제 안보 문제가 모든 국가의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 크라이 나 전쟁은 에너지를 포함한 핵심 광물의 공급망이 전쟁과 같은 지정학 리스크에 얼마나 취약한 지를 보여주었다. 지정학 경쟁이 공급망 진영화와 연계된다면 에너지, 곡물, 배터리, 반도체 등 핵심 경제 안보 문제는 가장 중요한 국가 의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한 지정학 리스크는 기업에까지 확산 기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