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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영월엄씨대종회보 43호 이러한 원초주의적 분리 의식이 ‘국가문명론’ 강조로 이어진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023년 10 월 5 일 개최된 20차 발다이 클럽 연설에서 “국가문명의 본질적 특성은 다양성과 자급자족을 포함하 는 것 이며 러시아는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문화, 종교 및 민족을 포괄하는 하나의 국가문명이다”라고 주장 한다. 푸틴의 ‘국가문명론’은 보편적 국제 질서에 멀어지는 러시아 외교에 정당성을 제공하기 위함이 고 러시아가 문명의 핵이라면 그 주변부에 팽창주의적 책임을 갖는다는 논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 푸틴 대외정책의 분기점으로 보이는 2007년 푸틴의 뮨헨 연설 이후 러시아 대외정책의 공식 목표 가 국제 질서의 다극화였다면 암묵적인 목표는 친서방 보편주의에 저항하려는 열망이었다. 푸틴 의 대 외정책은 초기에는 수동적 입장에서 국제 안보 및 경제에서 러시아의 특별한 이해관계를 복구해 야 한 다는 일종의 ‘지정학적 수정주의’였다. 푸틴의 집권이 장기화되고 서구와의 갈등이 더욱 심화 하면서 러시아는 서구와는 가치도 공유하지 않는 분리된 세계라는 소위 ‘가치 수정주의’로 진화하였고 그 기 반을 신유라시아주의에 기초한 국가문명론이 제공하였다. 푸틴 5기 대외정책도 기존의 연속선상에 있을 것은 분명하다. 2023년 3월 31일 새로 개정된 ‘ 러시아 대외정책 개념’에서도 러시아가 서방 특히 미국과의 대결 자세를 견지하면서 비서방 국가들과 협 력 강 화를 천명하고 있다. 기존의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BRICS)를 외교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 하면서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강화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서방 제재에도 꺾이지 않 는 세 계 강대국으로서의 러시아 이미지를 투영하면서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러시아가 제시하는 새로 운 세 계 질서에 대한 비전의 공감대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서구가 주도하는 세계화를 신제국주의로 규정하 고 러시아는 국가마다의 주권이 존중되는 다극 사회를 지향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구 체적으 로 보면 소위 ‘무제한’의 파트너인 중국과의 협력을 제일 우선순위에 두면서 인도와 이란 그리고 튀르키 예 등과 소위 ‘유라시아 지정학 벨트’를 형성에 주력할 것이다. 푸틴과 국제 질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외교 정책의 근본적 방향 전환을 촉발했으며 러시아와 서방 관계는 완전 히 단절되었다. 푸틴이 집권하는 한 이러한 단절 관계를 복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기저에는 소위 ‘푸틴의 악마화’ 인식이 있다. 푸틴 대통령의 원래 성향이 반서구적이며 그런 인식은 바꿀 수 없다 는 것 이다. 마크 카츠(M. Katz)는 지하드(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위협, 중국 부상 견제, 이란 핵 억제, 한반도 긴장 완화, 러시아와 미국의 핵무기 통제와 비확산, 유럽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 러시아 경제의 세 계 시 장으로의 통합 등 양국 간 공동의 이익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관계가 나빠진 것은 푸틴의 본성 기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