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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독립운동가 • 임천택 · 서병학 · 박창운 선생 69 된 것이다. 멕시코에 간 한인은 대부분 본국에서 의 절망 때문에 정든 고향을 등지고 새로운 희망 을 찾아왔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20대 초반의 젊 고 활기찬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멕시코에 도착한 한인들의 눈 앞에는 듣지 도 보지도 못하던 일이 매일 벌어졌다. 특히 이들에 게 에네껜 농장에서의 4년간의 갖은 고역이 기다리 고 있었다. 멕시코 한인들의 고통은 1909년 5월 농 장에서 풀려나면서 비로소 해방됐다. 이후 멕시코 한인들은 국민회 메리다(Mérida) 지방회를 조직하 여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고 민족적 정체성을 지켜 갔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조국의 독립 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았다. 멕시코 한 인의 이민사는 해외 한인 독립운동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멕시코 한인 사회의 역사는 크게 여섯 시기로 나 누어 볼 수 있다. ◈ 제1기: 멕시코 이주부터 에네껜 농장 시대로 한 인들이 고된 노동에 종사하던 시기 ◈ 제2기: 에네껜 농장에서 해방된 1909년 5월 부터 1920년까지 멕시코 혁명이 진행되던 시기. 이때 는 한인들이 멕시코의 각지로 흩어져 유랑하던 기간임. ◈ 제3기: 1921년부터 멕시코 한인들 가운데 약 300명이 쿠바로 재차 이민을 시도하면서 한인 들의 생활이 안정되어 가고 현지화가 진행되던 기간. 이 시기 멕시코 현지에서는 소노라 왕조 (Sonora, 1923∼1934)와 카르데나스(Lazaro Cardenas, 1934∼1940)의 통치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근대 국가의 기틀이 갖춰짐. ◈ 제4기: 1941년부터 1945년까지로, 멕시코 혁명 이 완전 종식되면서 이민 1세가 대부분 은퇴하 고 1.5세와 2세가 중심이 되어 한인 사회를 이끌 어 가던 시기. 이 기간에 태평양 전쟁이 일어났으 며, 멕시코 한인의 경제가 안정되어 감. 미주의 재미한족연합위원회와 연결되어 조국의 독립운 동에 매진함. 1905년 5월 12일 1천여 명의 한인들을 태우고 멕시코 남부 살 리나크루스 항구에 도착한 이민선 일포드호 멕시코 이민 초기 에네켄 농장에서 일하는 한인노동자들의 모 습 (이상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