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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 삶 이야기 • 부천시박물관 김대중 관장 63 는지 물었다. “펄벅여사가 ‘소사희망원’을 개원한 것은 유일한 의 유한양행 부지를 저렴하게 구입하여 이루어졌다 는 사실이 펄벅기념관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후 2022년 학술세미나에서 최종고 서울대 명예교수를 통해 1942년부터 OSS, 즉 CIA의 전신인 미국 전략 사무국에 펄벅과 유일한이 고문으로 함께 활동했으 며, 1945년 유일한이 한 · 미연합 냅코(NAPKO) 특수작 전에 참가했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김관장은 현재 부천시박물관에는 부천역사박물관 이 없는 관계로 부천 3 · 1운동 등 부천역사 전반에 관 한 전시는 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천역사박물관 조성이 꼭 필요하다고 강 조한다. 다만 교육관에는 독립운동가이자 부천대학 설립자인 한항길(韓恒吉) 선생을 전시패널로 소개하 고 있다고 밝혔다. 김관장이 역설한대로 부천역사박 물관이 하루빨리 세워져 부천의 역사와 독립운동 관 련 사실이 전시되고, 부천의 자랑스런 역사와 문화 가 길이 전승되기를 기원해본다. 19세기 말~20세기 초와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헌신, 희생한 순국선열과 독 립운동가들의 치열한 독립운동과 독립정신, 그 과정 에서의 “피와 땀과 눈물”이 점차 잊혀지고 있는 듯 하다. 이에 김관장께 『순국』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달 라고 부탁했다. “오늘날 우리의 현재가 있게 한 뿌리는 순국선열 에 있습니다. 그 분들의 은혜로 우리는 나라와 생명 을 보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 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 우리 후손이 해야 할 마땅한 의무라 생각합니다.” 명쾌한 답변이다. 끝으로 부천시민들과 수도권 시민들께 할 말이 있 다면? 김관장이 궁극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핵심적 주제와 가치는 무엇인지 물었다. “부천시 박물관은 부천에 살고, 부천을 찾는 시민 들에게 다양한 주제와 흥미로운 전시, 교육을 통해 적극 다가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관장으로서 부 천시박물관이 “일상에서 즐기는 박물관, 지속가능한 박물관”이 되도록 직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역 량을 배양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부천시 승격 50주 년이 되는 해인 만큼 시민들께서 부천 관련 유물들 을 기증해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이를 토대로 앞으 로 부천 이야기를 복원하여 부천역사를 종합적으로 알리는 ‘부천역사박물관’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 을 다하겠습니다.” 어쩌면 교과서적인 답변일지 모르지만, 박물관장 으로서의 절박하고 솔직한 호소라고 생각되었다. 부천시에 거주하는 원주민은 그 비율이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천시민 거의 대부분이 타지 에서 이주해 온 것이다. 따라서 박물관이라는 문화 공간을 통해 많은 부천시민들이 부천시에 애착을 갖 고 살며, ‘자랑스런 부천’, ‘문화도시 부천’이라는 긍 정적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겸손하지만, 자신있게 말하는 낮은 톤의 김관장 목소리에 정말 믿음이 갔다. 오랜 박물관 근무 경험 과 한국 역사 · 문화 관련 연구 · 강의 등을 통해 충분한 업무능력도 갖추었다. 김관장이 2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부천의 역사와 문화 진흥 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박물관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