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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며 쓴 아버지 권술조의 제문
임신년(壬申年: 1932년) 3월 정유삭(丁酉朔) 19일 을묘(乙卯)는 곧 죽은 아이의 대상일(大祥日)이나 대상의 제례(祭禮)를 행할 수 없어 아비는 눈물을 머금은 채 붓을 잡고 평생의 회포를 서술하여 영원히 하지하는 말을 고하여 이르노라.
아! 원통하고 슬프도다! 내가 너와 인간세상에서 부자(父子)라는 이름으로 정해진 것이 겨우 삼년 삼난인데, 이 삼년 삼난 사이에 부자의 정을 나눈 것이 어찌 일찍이 그 삼분의 일이라고 되겠었으며 노심초사한 기간을 제외하면 실로 삼분의 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천지간(天地間)에 부자가 된 자로서 누가 나와 너처럼 소원(疏遠)하게 산 자가 있겠는가? 소원(疏遠)하게 산 것은 그래도 친근할 날이 있을 것이라는 소망이 있어 살았는데 그 소원함이 너무 심하여 병이 들어도 병든 것을 알지 못하고 죽어도 그 죽음을 알지 못하였다.
병을 간호하고 의원에게 묻는 것은 사람으로서 반드시 할 일인데 나는 약 한 첩도 써볼 수 없었고 생사(生死)의 결별(訣別)은 인간의 도리에 있어서 가장 지극한 일임에도 너는 나에게 한마디의 말도 할 수가 없었으니 천하고금(天下古今)에 아비로서 쪽 아들에게 곡(哭)하는 자가 있을지라도 내가 너에게 곡하는 것처럼 절쳐 부심하면서 슬픔이 골수에 사무쳐 오래될수록 더욱 깊어지는 자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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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과연 죽었느냐? 죽었다면 병으로 죽었느냐? 병은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 못할 것이니 충직(忠直) 때문에 죽었느냐? 사람의 삶은 올바름에 있는 것이니 네가 마땅 죽은 자리에서 죽었다면 어찌하겠느냐? 고문(拷問)으로 꺾이나 분질러짐을 당하던 날에도 죽지 않았고 고초(苦楚)를 직접 받으면서도 의지와 기개를 충실히 기르면서 평소와 다름없는 결같이 편안하게 견뎌, 3년 오랜 기간을 견뎌왔는데 하루아침에 갑자기 병을 당하였으니 네가 과연 병으로 죽었는가? 충직 때문에 죽었는가? 하늘이여! 하늘이여! 어째 죄라고 하겠으며 어찌 허물이라고 하겠느니까! 원통하고 슬프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