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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의 길목에서
우리는 겪었습니다.
1977년 11월 11일 밤 9시 15분의 불행을
산천초목도 울고 간
익산역 다이너마이트 폭발사고를
생과 사의 엇갈림 속에서
가냘픈 한 마리 사슴처럼
무리는 길을 잃고 헤매었습니다.
무어라 말 하랴.. 이 비극... 이 고독을..
다만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들을 인도하는 따뜻한 동포애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지난 삼십육전전 이날 이 자리
쾅~하는 굉음소리에 세상은 암흑이었고
갈 곳없이 헤매일 때 님들의 몸과 팔 다리
낙엽처럼 발밑에 걷어 체이고
부모 형제 부르며 울부짖는 소리만
밤하늘에 메아리되어 돌아올뿐
잿더미 되어버린 그때 그 현실 앞에서
가신님들의 영혼들을 기리기 위해
오늘 여기 이 자리에 모였으니
뚝뚝 떨어져 쌓이는 낙엽따라 가신님들이여
평안히 잠드소서..
길이길이 평안히 잠드소서
2013년 1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