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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024년 5월 Special Theme    월간 『순국』 400호 기념특집 ‘순국선열유족회 『순국』 발간과 독립운동가들의 기록 편찬’ 많이 다녔다. 하지만 시내 교통비나 편집활동 수당 등도 모르고 오로지 책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으 로 나름대로 매진해 온 것은 문인의 자존심 때문이 기도 했다. 전임자가 3일만에 퇴직해버리자 여러 관 련 단체에서 그 젊은 편집국장이 몇 달이나 갈까 한 다는 노파심의 뒷말들이 내 귀에 들어왔기 때문이었 다. 그 후 전임자에게 업무관계로 한 번도 전화로라 도 업무에 대한 문의를 하지 않고 혼자 해결해 왔던 것이다. 외부 손님들이 사무실을 방문해서도 사무총장이 번번이 공석 중인지라 편집국장만 찾았으니 찬찬히 원고 교정을 볼라치면 저녁 늦게까지 혼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와 돌아봐도 내 생애 중 가 장 보람 있었던 기간으로 추억될 뿐이다. 옛 서대문 형무소 사형장 앞 ‘통곡의 미루나무’도 여러해 전 폭 우로 지금은 쓰러져 누워 있지만, 『순국』 발간 200호 기념식 때 지은 졸시로 두서없는 축하의 글을 마무 리하고자 한다. 누가 순국을 보았는가! 고조선 아릿한 마늘향에 취해 달빛도 푸르게 벼린 장도칼로 삼단같은 머리채라도 설겅설겅 자를거나 반가사유 미륵님의 무명지라도 끊을거나 상고단군 장손의 하늘 구려 주몽, 서벌 화랑, 부여 사비하의 하늘 삼족오 깃치던 그 하늘 아슬하여 인동꽃빛 물명주 실안개 둘리면 정한수 막사발에 한울님 나리셔 고려청자 하늘연못 되고 조선백자 하늘바다 되었나니 도깨비불도 날지 않는 깊어 푸른 밤 몸서리치도록 외롭고 슬퍼 아픈 밤 왜적들의 도륙질에 새벽닭도 홰칠 줄 모르는데 2020년 5월 지면 쇄신 이후 2022~2024년 ‘우수콘텐츠잡지’로 선정된 『순국』 주요 과월호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