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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4월 19일은 붉은 진달래처럼 더없이 붉고 뜨거웠던 날이었습니다.
당시 3.15 부정선거의 책임자, 권력에 아부하는 간신배 등의 처벌, 경찰의 국민 권리, 자유 침해 반대 등을 주장하며
전국이 뜨거운 함성으로 들끓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정오, 연세대학교의 2,000여 명의 학생들 역시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기 위해
대강당 앞 광장에 모여 '우리와 자손의 건전한 번영과 행복을 위하여 선두에 나설 것'을 결의하고 대거 시위에 참가합니다.
연세의 의대생들 역시 흰 가운을 입고 시위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의학도여, 메스를 들라! 썩은 정치 수술하자!"
그 뜨거웠던 역사의 현장에 최정규 열사도 함께 있었습니다.
1959년 연세대학교 의예과에 입학한 최정규는
무척 온순한 성격이었고, 섬세하고 수려한 용모를 지니고 있던 청년이었습니다.
친구를 좋아하고, 우정과 낭만을 좋아했던 그는 기분파였으며,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남김없이 쓰곤 했습니다.
또한 아침저녁으로 승마를 즐기는 스포츠맨이었고, 영화를 좋아하는 낭만주의자였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그에게 스무살의 청춘으로 살아갈 희망을 앗아갔습니다.
역사와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로 나섰던 연세의 학생들.
의과대학 학생들은 원남동을 지날 때부터 시위대의 선두에 서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