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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25년 2월 Special Theme 광복 제80주년 기념 특집 ‘2 · 8독립선언을 다시 본다’ 회, 조선학회, 학우회 등 유학생 단체들은 이곳에서 초청강연회, 연합웅변회, 졸업생환송회, 신입생환영 회 등을 개최하며 그때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도 쿄유학생이 해야 할 사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종교가 기독교가 아닌 학생들도 도쿄에 도착하면 으 레 먼저 찾는 곳이 이곳이었다. 집회 때마다 100여 명에서 2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민주적인 토론회 와 웅변회를 개최했다. 그 싹은 이미 1890년대 독립 협회운동에서 발아했지만 그 열매는 1910년대 도쿄 유학생들의 활동 속에서 꽃피우고 있었다. 그들은 국내외에서 전개되고 있는 독립운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외부의 동 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1917년 7월 초, 와 세다대학 선배 장덕수가 박은식이 쓴 『한국통사(韓 國痛史)』 200부를 반입하여 유학생들에게 나눠주었 는데, 일제의 검열을 의식하여 표지는 『세계근사(世 界近史)』로 위장한 것이었다는 에피소드도 전 해진 다. 무엇보다 도쿄의 재일유학생들은 민주주의 정치 제도에 대해 공감하며 세계 각국 중 영국의 식민지 로부터 독립하여 자유 평등 정의를 구가하고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동경하고 있었다. 마침 도쿄제국 대학 교수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요시노 사쿠조 [吉野作造]의 민주주의 관련 강의는 그들에게 새롭게 건설할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사유하게 했다. 그 런 상황에서 1918년 11월 11일, 제1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함께 미국 대통령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선언 은 바야흐로 민주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국제질서가 도래하고 있다는 큰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마침 장 덕수, 조소앙을 통해 상하이[上海]에서 김규식, 여운 형과 함께 파리강화회의에 특사 파견을 준비하고 있 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미국에서도 이승만 · 정한경 등이 같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2·8독립선언 당시의 조선기독교청년회관 (도쿄YMCA회관) 2·8독립선언의 주역 도쿄 유학생들 (독립기념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