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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윤경로 식민지역사박물관 · 근현대사기념관 관장 29 윤관장은 자신이 위원장을 맡아 펴낸 『친일인명사 전』 발간 과정에서 수집한 방대한 일제강점기 사료 와 근대 체험자들의 구술자료 등을 공공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이 추진 되었다고 했다. 강북구에 세워진 근현대사박물관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등 저항과 일제 수탈 중심의 서사에서 한국인들의 지역사, 생활사 전시 분야로 확장하는 추세라면, 식민지역사박물관은 일제 식민 지배의 실상과 식민지 범죄, 조선인 민중의 삶을 총 체적으로 조망하는 방향으로 구상되었다고 밝혔다. 식민지역사박물관은 오랜 설립 과정을 거쳐 2018 년 8월 29일 개관했다. 소규모지만, 시민들의 성금 으로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는 민간박물관이라고 평 가되고 있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상임이사와 김 승은 학예실장이 설명을 도왔다. 국내에서 보기 드 문 민간 역사박물관으로서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박물관은 기본적으로 거액의 돈이 필요한 기관 입니다. 『친일인명사전』을 펴내면서 수집한 일제강 점기 1차 사료들, 특히 일제 통치사료, 시각자료 들 을 바탕으로 박물관 건립을 계획할 때만 해도 과연 이루어질 지, 꿈같은 일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2011년부터 본격적인 모금운동을 펼친 결과 순수 민간모금으로만 박물관을 성공적으로 개관하게 되 었습니다. 『친일인명사전』도 3만 여명 후원자의 힘 으로 만들어진 성과인데, 이 박물관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분들만 5천여 명을 헤아립니다. 그리고 지금 까지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시민사회의 저력도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윤관장의 말로는 2015년 ‘식 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이란 일본 후원 회가 조직되었고, 이 단체 등이 건립기금 모금과 자 료수집운동으로 힘을 보탰고, 현재도 전체 관람객 중 약 10%가 일본인 관람객일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전반적으로 일본 사회 가 우경화하고 있다고 해도, 아직까지 일본의 양심 식민지역사박물관 입구와 ‘반민특위 터’ 표석(왼쪽). 이 표석은 옛 반민특위 터(당시 국민은행 본점 자리)에 세워졌으나, 방치되어 2018년 10월 이곳으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다. 식민지역사박물관의 반민특위 전시 부분과 전시 중인 반민특위 위 원장 김상덕의 개인 도장(앞쪽). 이 도장은 김상덕 후손이 기증한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