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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의병의 날’ 13주년 기념 특집 한말 의병전쟁을 다시 본다 28 2023년 6월 이를 토대로 발간된 자료집 등이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이후 의병자료에 대한 새로운 발굴이 부족하 고, 연구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위축되기 시작하 였다. 의병연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연구범위를 확 장하고 의병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의병전쟁이 일어나게 된 구조적 문제, 의병뿐만 아니라 여러 분 야에서 활동한 경계를 넘나들던 주체들, 의병전쟁 이후 과정 등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측면에서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것은 지 역사회와 의병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기존의 의병전쟁 연구는 의병장, 화서학파 등을 중심으로 한 사상적 배경, 의병의 정치·경제적 배경에 집중하 여 의병부대의 실체를 밝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전체 사회구조 속에서 의병전쟁의 발생과 지역에서 의병 전쟁의 의미를 찾는 것은 몇몇 연구성과가 있었음에 도 불구하고 부족함이 있다. 당시 지역사회의 사회 구조, 경제상태, 동족마을 등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 고 이를 의병전쟁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한다면 지 역에서 의병전쟁의 의미를 좀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의병연구의 지역적 범위를 현재의 시 군단위로 좁히는 것이 아니라 의병들이 활동한 지 역 전체로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즉, 제천의병, 원 주의병, 양평의병 등으로 이야기 되고 있는 의병부 대의 활동을 통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각 지역에 활동하고 있던 의병부대의 참여세력과 활동범위는 군현단위를 넘어 강원, 충청, 경기, 경 북 등 도단위를 넘나들면서 활동하였다. 그러므로 군현단위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 의병활동 지역을 전체 연구대상으로 삼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역적으로 제천, 원주, 영월, 충주 등지에서 활동한 의병부대의 상호연관성, 지역적 배경, 인적 연결성, 지역적 연대 등을 파악하여 의병전쟁을 분 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각 시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병연 구에 대한 교류가 필요하다. 예컨대 유인석의 호좌 의진의 경우 사상적으로 화서학파가 중심이 되었 고, 지역적으로 춘천, 양평, 원주, 제천, 충주 등에 서 활동하고, 그 지역 출신들이 참여한 의병부대였 다. 즉, 호좌의진의 활동은 학연, 지연 등으로 연결 된 중부권 의병운동이었다. 그러므로 춘천, 양평, 원주, 제천, 충주 등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병연 구에 대한 각 지역별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축적된 연구성과를 교류하고 연구의 내실을 기한다면 의 병전쟁에 대한 연구는 좀 더 심도 깊게 진행될 수 있으며, 새롭게 활성화 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이 를 바탕으로 의병전쟁에 대한 시민, 학생 등을 대 상으로 하는 교육사업도 활성화 될 수 있다. 필자 심철기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독립기념관 연구원, 한양대 겸 임교수 · 연세대 연구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 연세대학 교 객원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 『근대전환기 지역사회와 의병운동 연구』(선 인, 2019), 논문으로 「《대한제국의 비극》에 나타난 1907년 의병전쟁과 의병」,『한 국민족운동사연구』 103, 2020 ;「1910년대 만주 연해주지역 의병세력과 독립운 동」,『사림』 76, 202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