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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 의열단과 「조선혁명선언」 25 로 국가테러리즘(state terrorism)의 전형인 것이었다. “일본 강도정치 곧 이족통치가 조선민족 생존의 적”이 된 상황에서  민족생존을 유지하려면 “혁명수단으로 강도 일본을 살벌”해야 한다. 최 소한 내쫓기라도 해야 한다. 19세기 말 이래의 강권주의 세계질서 속에 서 자강에 실패하여 ‘망국 약민(弱民)’이 되어버린 우리민족은 이제 그  강권주의 파괴를 기하는 ‘혁명’에서 생존의 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선언’은 그동안 독립방략으로 당연시되면서 추종해온 외교론 과 독립전쟁(준비)론을 물리쳐버린다. 둘 다 ‘일장의 잠꼬대’요 ‘미몽(迷 夢)’일 뿐이지 ‘혁명’의 방법이 못 된다는 것이다. 신채호는 1920년부터  독립군 무장투쟁에 큰 기대를 걸고 당장의 실행을 주창하며 군사통일  촉성에 매진했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얼마 안가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1921년 6월의 ‘흑하사변’(자유시 참변) 때문이다. 그 후로 독립군 확편 은 난항에 부딪치고 통일운동은 퇴조해버렸으니, 독립전쟁(준비)론이  허망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하물며 내정독립론 · 참정권론 · 자치론이며 문화운동론 따위는 더 말 해 무엇 하랴. 그것들은 일제와의 공존을 바라면서 강도정치에 기생이 나 하려는 타협주의의 소산일 뿐이고, 따라서 그 모두가 ‘적’과 똑같다 고 ‘선언’은 일갈한다.   ‘선언’에서 주창되는 혁명은 ‘민족생존 유지’가 목적이요 ‘이족통치’가  대상인 점에서는 민족혁명임이 분명했다. 그러면서도 ‘선언’에서는 특 권계급과 경제약탈 제도와 사회적 불평균 현상을 파괴하고 ‘자유적 조 선’ · ‘민중적 경제’ · ‘민중적 사회’를 건설할 것을 ‘이상적 조선’으로 나아갈  혁명의 장기목표로 제시하였다. 이것은 사회혁명의 비전이 아니고는  다른 무엇이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선언’의 ‘조선혁명’은 민족혁명과  사회혁명을 다 포괄하는 것이다. 민족혁명임과 동시에 사회혁명인 것,  사회혁명의 성질도 내포한 민족혁명이 ‘선언’에 그려져 담긴 조선혁명 의 상(像)이던 것이다. 이는 얼마 후 1925년에 ‘민족운동과 사회운동의  합치’를 역설하는 김원봉의 본의와도 같았다. 그러면 누구에 의한, 어떤 방식의 혁명이어야 할 것인가?  「조선혁명선언」 표지와 끝부분(독립기념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