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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조선혁명선언」 100년! 새로운 사회 건설을 꿈꾸다 24 2023년 2월 최되었다. 국내외 각처에서 수많은 독립운동단체의 대표자 120여 명이 와서 참석하였다. 그 자리에서 의열단이 굳이 자기 존재를 부각시킬 필요는 없었 다. 그동안의 활동만으로도 굳혀진 성망이 이미 있 었기 때문이다. 다만, 왜 폭력투쟁 노선을 고수하는 지, 그 노선이 왜 그렇게 필요한지는 잘 설명하고 알 려주어 이해와 공감을(바라건대 동참까지도!) 대폭 끌어낼 필요가 있었다. 얼마 전 비밀리에 세워둔 12 개소의 폭탄공장에서 고성능 폭탄을 수십 개나 제조 해놓고 이제 곧 국내 일제기관을 쓸어버릴 총공격 거사를 준비 중이었으니 더욱 그러했다. 이에 못지않게, 독립방략에 관한 김원봉의 생각과 의열단의 노선기조에서 그 무렵 모종의 정리와 전 향적인 변화가 진행 중이었음이 감지되는데, 이것 도 ‘선언’ 발포의 중요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 다. 간단히 말해 그것은 ‘파괴적 의열(투쟁)에 서 건설적 혁명(운동)으로’의 이행이다. 아래 2절 이하의 설명이 이 점에 대한 이해를 도와 줄 것이라 본다. 아무튼 신채호는 요청대로 상하이로 가서 선언문 작성 작업에 임하였다. 의열단 선전 책이면서 동향 충북 출신이기도 한 아나키스 트 류자명이 비밀거처에서 동숙하며 도왔다. 그리하여 한 달 만에 불멸의 선언문이 탄생했으니, 독립운동의 지향점과 방법론을 완전히 새롭게 설정 · 제시하면서 마치 ‘하늘 북’[天鼓] 소리를 들려줌과도 같이 웅혼한 필치였다. 「조선혁명선언」은 무엇을 말하고 주장하는가 전문 6,400여 자에 5개 장(章)으로 구성된 ‘선언’은 논지들의 유기적 접속과 점층적 연쇄가 장관을 이룬 다. ‘선언’은 먼저, 일본이 ‘제국’이라는 명호를 침략주 의의 간판으로 삼는 강도국가에 불과하다고 단언한 다. 그런 ‘강도정치’가 ‘2천만 조선민중’의 생존권과 자유를 유린 · 말살해왔고, 날로 심해지는 정치적 압 박과 경제적 착취 하에 조선민족 전체가 노예화하고 있다. 그렇게 “공포와 전율로 우리 민족을 압박하여 인간의 산송장을 만들려” 하니, ‘강도 일본’은 현대어 의열단에서 조선총독부 소속 관 공리들에게 보낸 경고문(1923 년 1월)과 격문(1924년 1월,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