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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허성관 한국유라시아연구원 원장(전 행정자치부 장관) 19 들어 보았다. “미 · 중 패권경쟁 시대에 우선 우리와 북한이 평화 공존을 위해서 함께 나아가는 것, 그것이 이 시대에 살아남는 장기적인 길이며 대륙성 회복의 길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관련 학술연구 지원사업을 펼쳤지요. 특히 대종교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과정에서 큰 기 여를 했다는 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 다.” 허원장은 그러면서 조소앙의 ‘대한민국 건국강령 (1941년 11월 발표)’에 대한 자신 나름의 독특한 주 장을 밝히기도 했다. 즉 많은 학자들이 이 강령에 보 이는 조소앙의 삼균주의(三均主義) 사상을 사회주의, 혹은 유교의 대동(大同)사상에서 그 기원을 찾는데, 그것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선도(仙道)사상’에서 유 래했다고 보는 것이다. 사회주의나 사회과학적 측면 에서의 ‘사전적 평등’을 의미하는 삼균주의가 아니 라, 「인간은 모두 자연스럽게(태생적으로) 평등하다」 는 우리 고유의 선도사상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이 러한 주장은 좀더 논의를 거쳐야 할 것 같다. 현 시국, 장기적 안목으로 난관 헤쳐가야 두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대담으로 정리할 내용이 매우 많았지만, 상세한 내용은 생략할 수밖에 없었 다. 이에 끝으로 현 시국과 관련된 의견을 물었다. 최 근 윤석열 대통령이 ‘12 · 3계엄사태’ 직후 국회의 ‘탄 핵소추안’ 통과로 직무정지가 되고, 고위공직자범죄 수사처(약칭 공수처)에 체포된 뒤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국내외적 위기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전 망을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조언 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자문을 구했다. “우리 역사에서 성 군으로 추앙받는 세종 대왕은 훌륭한 사람을 발탁하여 잘 활용했 습니다. 그러나 자기 잘못을 반성하지 않 는 사람은 절대로 쓰 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는 윤대통령의 잘못이 크다고 봐요. 윤대통령 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을 ‘적’으로 여기고 있 음이 확인되었지요. 일부 극우적 성향을 난폭한 행 동으로 드러낸 사람들 때문에 법치가 무너졌다고 생 각해요. 우리 한국인들은 위대하면서도 무서운 국민 입니다. 어려울 때마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 자랑스 런 역사를 쟁취했지요. 긴 호흡으로 볼 필요가 있어 요. 현재의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으로 믿습 니다.” 우리민족의 상고사부터 독립운동사,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관심과 폭넓은 안목을 갖춘 허성 관 원장. 그는 2023년 『북행(허성관의 인문역사기 행, 요동에서 삼강평원까지)』(인문서원)이라는 제목 의 유라시아 답사 기행집을 펴내기도 했다. 이제 그 의 풍부한 경력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라시아 연구를 통해 한국사회와 유라시아, 나아가 세계인 모두에 공헌하기를 기원하면서 사무실을 나섰다. 1 월 중순 한겨울의 만남이었지만, 그와의 대담은 원 로의 훈훈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허이사장 재직시 롯데장학재단 의 지원으로 출판된 『대종교 항일 투쟁 인물사전』(김동환 저, 선인,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