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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운전수 양반
여기다 내버리고 가면
어떻하오!
녹번리까지만
날 데려다주오.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아니라
녹번리까지만
날 좀 데려다주소
취했달 것 없이
다리가 휘청거리누나
모자 아니 쓴 아이
열여덟 쯤 났을까?
"녹번리까지 가십니까?"
"너두 소년감화원께까지 가니?"
"아니요"
캄캄 야밤중
너도 돌변한다면
열여덟 살도
내 마흔아홉이 벅차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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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려 뚫린 고개
상여집처럼
하늘도 더 껌어
쪼비잇 하다.
누구시기에
이 속에 불을 키고 사십니까?
불 드려다 보긴
낸데
영감 눈이 부시십니까?
탄탄대로 신작로 내기는
날 다니라는 길이겠는데
걷다 생각하니
논두렁이 휩감누나
소년감화원께까지는
내가 찾아가야겠는데
인생 한번 가고 못 오면
만수장림(萬樹長林)에 운무(雲霧)로다
1950.1. 새한민보(62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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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