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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024년 9월 순국 특별 초대석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태헌 역사문제연구소 이사장(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아닐까 싶습니다.” 강만길 교수가 누군가? 그 유명한 명저 『분단시대 의 역사인식』(창작과비평사, 1978)을 간행하여 ‘분 단시대’라는 화두를 제시한 실천적 역사학자가 아니 었던가? 이러한 이야기는 어쩌면 좀처럼 듣기 어렵 고도 귀중한 사학사(史學史)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 다. 그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았다. “재정을 세입, 세출 다 다루려니까 개관하는 정도 밖에 되질 않아서 세입 가운데 조세(租稅)로 좁혀 들 어가게 되었고, 결국 소득세를 박사논문 소재로 설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나름대로 통계를 나열해서 시 기별 변화를 구성해봤는데, 이게 어떤 의미를 지닐 까 생각하면서 종일 통계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적도 많았지요. 그렇게 고민하던 와중에 1930년대 식민농정(植民農政) 전환에 대한 논문 도 쓰면서 소득세 정책의 골간을 잡아갈 수 있 었습니다.” 아직 경제사 연구 성과가 많지 않았던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심정이 이해가 된다. 그의 박사학위논문 취지는 조선총독부의 재정운영, 특히 소득세 과세가 일본은행의 자금 회전에 유 용되면서 면제점 설정을 통해 고소득 납세층에 집중된 민족분열정책에서 저 소득 납세층을 포함한 전면 적 수탈정책으로 전환되어 간 ‘식민지 자본주의’의 특징 을 실증했다. 그는 석사논문 에서부터 당시의 일반적 관 점과 달리 식민지 경제에 자 본주의 개념을 적용한 것으 로 유명하다. 정이사장은 고 려대에서 25년동안 박사 30 여명과 석사 졸업생 100여명 을 배출했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재직시 학부생들과 부산 가덕도 답사여행에 함께한 정태헌 교수 올해 2월 출간된 『이념과 현실』  표지  인터뷰 도중 서재에서 포즈를  취한 정태헌 이사장. 서재에는  그가 지도한 제자들의 박사학위  논문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