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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칼럼 ➋ • 위기 때마다 이겨내는 힘의 원천 15 담이 잇따랐다. 1997년 하반기에 우리 나라에 외환위기가 발생해 국제통화기 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되었 을 때, 적지 않은 국민이 각각 자신의 금 반지는 물론 자녀의 금반지까지 내놓는 것을 보고 IMF 고위 당국자들은 이러한 나라라면 도와주어도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외환위기의 경우와 배 경은 다르지만, 산불 사태 때 다시 나타 난 한국인의 ‘위대함’은 정치권이 빚어 낸 혼란과 위기 때문에 걱정하게 되는 나라의 앞날에 대해 희망을 갖게 한다. ‘천하흥망 필부유책’ 청나라 말기의 학자 고염무(顧炎武)는 ‘천하흥망(天下興亡) 필부유책(匹夫有 責)’이라는 말을 남겼다. “천하가 흥하고 망하는 일에는 일개 백성에게도 책임이 있다”라는 뜻이다. 앞에서 예시한 이름 없는 우리 국민의 책임 있는 행위는 그 들이 한낱 필부에 지나지 않았으나, 우 리나라의 흥륭에 이바지했음을 의미한 다. 순국까지는 못 한다고 해도 국민으 로서의 기본적 도리를 다하는 ‘위대한 한국인’이 많이 나올 때 우리나라의 장 래는 밝을 것이다. 이 계제에, 산불 사 태 때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새삼 빈다. 1943년 중국 심양에서 태어났다. 현재 단국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임 중이다.   필자 김학준 3월 25일 오후 경북 의성군 의성읍 용연리 야산 위로 산불 진화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연 합뉴스 제공). 3월 31일 전북 전주시 복지재단을 찾은 홍경식 씨(오른쪽)가 산불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해 양 말 1000켤레(100만원 상당)를 기부한 것을 기념해 윤방섭 이사장과 사진을 찍고 있다(동아일 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