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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024년 8월 Column 명사 칼럼 ② 작은 소리 큰 울림 우리 세대는 초등학교 때 국어교과서에서 미국의 헬렌 켈러(Helen Keller) 여사의 이야기를 읽었다. 잘 알려져 있듯, 헬렌 켈러(1880~1968)는 태어난 때로부터 19개월쯤 지나면서 심한 병에 걸려 죽을 뻔하다 겨우 살아났으나, 그 후유증으로 청각과 시각을 잃어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맹(盲)·농(聾)·아(啞)의 3중 고통을 겪어야 했다. 다행히 보스턴에 있는 퍼킨스맹아학교에서 앤 설리번을 가정교사로 모시고 공부해, 스물네 살에 하버드대학교의 여자대학 격인 래드클리프대학을 졸업했다. 비장애인도 어렵다는 과업을 이룬 것이다. 이 후 그녀는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운동을 이끌었고, 그 공로로 대통령 자유메달과 다수의 명예학위를 받았다. 인간 승리의 아름다운 이야기들: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힘을 얻는다 신체적 장애 극복하며, ‘인간승리’ 이룬 사람들 많아 어려운 가운데 희생과 봉사, 배려로 세상을 아름답게 해야 글ㅣ김학준(단국대학교 석좌교수) 최근 국내 신문의 ‘인간 승리’ 보도 내용은 다르지만, 그리고 장애의 정도 역시 다르지만, 최근 국내 신문들은 장애를 뛰어넘어 인 간 승리를 보여준 사람들의 사례들을 보도했다. 그 첫 사례가 오스트리아의 피아니스트 파울 비 트겐슈타인(Paul Wittgenstein: 1887~1961)이다. 1890년대에 세계 최고 부호로 꼽히던 기업인 이자 예술애호가 카를 비트겐슈타인(Karl Wittgenstein: 1847~1913)의 아들이면서 철학자 루드 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 1889~1951)의 형인 그는 제1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 군과 싸우다 오른팔을 잃었고 시베리아의 포로수용소로 끌려갔지만 생환했다. 그는 오른팔을 잃 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내겐 왼손 다섯 손가락이 남아있다”라는 각오로 유명 작곡가들에게 왼손 만으로 연주할 수 있는 작곡을 의뢰했다. 그래서 나온 대표적 곡이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 (Maurice Ravel: 1875년~1937년)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협주곡’이다. 이 이야기는 임희윤 음악 평론가가 『한국경제』(2024년 4월 19일 A18쪽)에 발표한 「장애를 뛰어넘은 뮤지션들」에 나온다. 이 모리스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협주곡’을 한국인 피아니스트 이훈 박사가 2023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