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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2025년 2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우리문화 사랑방 그러한 손재형 씨의 정성에 감복 했을까? 결국, 후지츠카 씨는 아 무런 조건 없이 ‘세한도’를 손재형 에게 넘겼다. 식민지 당시 조선땅 의 귀한 문화유산들이 헐값 또는 강제로 손쉽게 일본인 손에 넘어 간 것들이 많다. 그런 가운데 세한 도가 순순히 돌아온 것은 기념비 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후지츠카 씨는 죽기 전에 그의 아들[藤塚明直, 1921~2006] 에게 ‘조선의 유물은 본국으로 돌 아가야 한다’라고 유언했다. 아들 은 아버지의 유언을 어기지 않고 받아들여 2006년, 부전자전인가? 아버지가 모은 추사 친필 글씨 26 점, 추사와 관련된 서화류 70여 점 등 1만여 점을 과천시에 기증하면 서 현금 200만 엔까지 추사 연구 에 보태라고 보냈다. ‘세한도’가 개인 소장품으로 조 선 땅을 떠난 것은 유감이지만 무 탈하게 조선으로 돌아온 것은 참 으로 다행이다. 그 숨은 공로자는 손재형이며 ‘세한도’를 소장하고 있던 후지츠카 부자의 고운 마음 씨도 일조했다. 그 뒤 손재형의 손에서 실업가 손세기에게 넘어갔고, 손세기의 아들 손창근 씨가 대를 이어 소장 2000년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2011년 한국문화사랑협회를 설립하여 한국문화 를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2015년 한국문화를 특화한 국내 유일의 한국문화 전문 지 인터넷신문 『우리문화신문』을 창간하여 발행인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 으로는 『맛깔스런 우리문화속풀이 31가지』, 『하루하루가 잔치로세(2011년 문화 관광부 우수도서)』, 『나눔을 실천한 한국의 명문종가』, 『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 등이 있다. 필자 김영조 해 오다가 일본에서 건너온 지 76 년 만에 드디어 국립중앙박물관 에 기증했다. 손창근 씨는 원래 2018년 추사 김정희의 걸작 ‘불이 선란도(不二禪蘭圖)’를 포함한 손 세기ㆍ손창근 수집품 202건 304 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손창근이 이때 ‘이것 하나만은 섭섭해서 안 되겠다’라고 빼놓았던 작품이 ‘세 한도’였는데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고…”라며 내놓아 결국은 국민 품에 안기게 되었다고 한다. 금전으로는 그 값어치를 평가 할 수 없다는 무가지보(無價之寶) 추사 김정희의 국보 ‘세한도(歲寒 圖)’는 추사의 제자 이상적, 일본 인 후지츠카, 그에게서 작품을 받 아낸 손재형, 또 이것을 국립중앙 박물관에 기증한 손창근 같은 아 름다운 사람들의 마음이 연결되 어 지금 우리의 곁에 있는 것이다. ‘세한도’와 인연을 맺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야말로 ‘세한도’를 그 린 추사의 마음 그 자체가 아니었 을까? ‘세한도’ 기증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  손창근 선생을 청와대로 초청한 문재인 전  대통령(청와대 제공) 추사가 유배됐던 강도순의 집(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