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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칼럼 ➋ •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새삼 느끼게 한 감동적인 네 이야기 13 감동에 있다. 첫째, 동아일보사 주현우 기자가 「“아 들이 마약” 모친 신 고 … 10만 명분 필 로폰 소지 적발」 제 목 아래 쓴 기사(『동 아일보』 2024년 3 월 12일 A12쪽)이 다. 40대 아들이 마 약을 투약했고 필로폰 10만 명분을 집 안에 숨 기고 있는 사실을 확인한 어머니는 곧바로 112 에 신고해 경찰이 긴급체포하게 했다는 내용이 었다. 아들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기던 어머니는 아들을 추궁해 자백을 받자 그 자리에서 신고한 것이다. 어머니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사랑하는 아들 이 마약을 그만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 고 더 큰 죄를 짓지 않게 하려는 마음에서, 눈 물겨운 용단을 내린 것이다. 112 전화를 들었 을 때, 어머니의 가슴은 찢어지는 것 같았을 것 이고 눈물을 쏟아냈을 것이다. 이 기사를 읽으며, 필자는 미국의 폭탄테 러범 시어도어 존 카진스키(Theodore John Kaczynski, 약칭 테드 카진스키) 교수를 신고 한 친동생이 떠올랐다. 어려서부터 천재 소리 를 듣던 형 카진스키는 하버드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수학과에서 석 사와 박사를 받았으며, 25세에 버클리 캘리포 니아대학교 수학과에서 최연소 조교수가 되었 다. 그러나 이태 뒤 사직하고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며 몬태나 주의 숲속으로 들어가 대학 (university)과 비행기(airline)를 상대로 우편 물 폭탄 테러를 무려 열여섯 차례나 벌였다. 이 때문에 그를 유나(un+a) 바머(bomber)라고 불렀다. 형 카진스키는 1995년 9월 19일에 산업사 회의 기술체제를 혁명적으로 전복시킬 것을 요 구하는 선언문을 자신의 성명과 신분을 철저히 감춘 채 신문에 발표했다. 이 선언문을 읽은 동 생 데이비드 카진스키는 문제의 유나바머가 형 시어도어라고 직감해 연방수사국(FBI)에 제보 했고, 형은 1996년 4월에 체포되었으며, 가석 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결국 교 도소에서 2023년 6월에 81세의 나이로 옥사 했다. 형과 마찬가지로 천재 소리를 듣던 동생 은 형의 범행이 계속되는 것을 막아 무고한 사 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불행을 중단시켜야 한다 는 충정에서 제보했을 것이다. 체포된 직후의 ‘유나바머’테드 카진스키와 수사도중 그의 몽타쥬 이미지. 그의 체포 소식을 보도한 미 국 시사주간지 ‘타임’ 표지(1996년 4월 15일자, 이상 JTBC제공)